동네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웅성거릴 뿐 우물에 빠진 당나귀를 구할 뾰족한 수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가지 다행인 점은 우물은 깊었지만 바닥에 물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아래를 바라본 노인 한 분이 사람들에게 삽을 하나씩 들고 오라고 했다.
그런 다음 흙을 파 우물을 메우도록 했다.
‘생매장’될 운명의 당나귀는 더 크게 울부짖었고, 주인도 의혹으로 가득 찼다.
얼마나 지났을까?
당나귀가 잠잠해졌다.
동네 사람들이 궁금해 우물 속을 들여다보니 놀라운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미 당나귀는 위에서 떨어지는 흙더미를 털어 바닥에 떨어뜨리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발 밑에는 흙이 쌓이기 시작했고, 당나귀는 흙더미를 타고 점점 높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리고는 자기를 묻으려는(?) 흙을 이용해 무사히 우물에서 빠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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