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이 인물을 선정할 때에는 이미 한의계 상황과 미래비전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했을 것이다. 이런 원칙을 견지한다면 회원 다수가 공감하는 인물의 영입에 성공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강조하고픈 것은 다름 아닌 일선 한의사의 정서에 천착한 회무를 해달라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민초들은 권력의 원천이면서 늘 소외의 대상이 되었다. 한의협의 구성원인 한의사들도 민초들의 운명과 결코 다르지 않았다. 때가 되면 회비 내고 모이라면 모이고 시키는 대로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없다. 주기만 하고 받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한의사들은 ‘우리야 뭐 압니까? 하라면 해야지요’ 라고 말하면서 스스로의 처지를 자각한 듯 무관심이 깊어갈 뿐이다.
현실에 체념한다고 해서 회원들의 가슴 속 깊이 꾹꾹 눌러져 있는 바램이 없을 수 없다. 1만 2천 한의사 한 사람 한 사람 불만을 다 들어주자면 밑도 끝도 없겠지만 적어도 그들이 생각하는 공통적 요구사항을 한번쯤 귀담아 듣고 회무에 반영해 준다면 그들이 가진 한을 씻어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회원을 대표하는 분회와 지부의 임원들조차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중앙과 그래도 가깝지만 시시각각으로 발생하는 현안을 판단할 정보가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따라서 중앙회는 분회·지부를 포함해서 일선 한의사의 속 깊은 이야기를 회무에 반영하는 회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거창한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일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AKOM 통신망을 정기적으로 열람하는 일은 그 하나의 시작일 수 있다. 책임있는 인사를 배치하면 더욱 좋다.
회원을 진정한 주인으로 하는 회무풍토를 조성할 것을 기대하면서 새 집행부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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