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학 긴급토론(9) -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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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학 긴급토론(9) -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
  • 승인 2005.06.1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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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緣·地緣에 자유로운 비판 단절이 문제
‘의료인’으로서의 자신감 가져야


■ 토론참가자 - ▲김현수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 회장 ▲최방섭 〃 사무총장 ▲강연석 민족의학신문사 사무총장 ▲장욱승·안종현 〃 편집위원
■ 일시 - 2005년 6월 2일 오후 7시
■ 장소 -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세미나실


지난 5월 한의계를 온통 뒤흔들어 놓았던 IMS 문제는 장기전으로 국면을 달리하면서 여전히 큰 불씨로 남겨져 있다. 이성적인 대처의 방향과 방법론을 수립해야한다는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민족의학긴급토론에서는 지난 호 대한한의사협회 상근이사에 이어 개원한의사협의회 회장·사무총장을 만나 현안에 대한 판단과 대응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강연석 : 한의계는 지난 한달 간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내부적으로 다양한 여론이 끓어오르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양한 입장간의 정리가 필요하고 대응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시기입니다.

김현수 : 가장 중요한 건 IMS문제가 아닙니다. 한 발짝 물러서서 전체적으로 보면 한의계는 사면초가입니다. 양방은 한의계에 대해 엄청난 황금자원으로 여기고 있으며, 제도적으로 자가조제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의계는 질적·양적으로 팽창하고, 우수한 인력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방이든 양방이든 최근 2~ 3년 사이에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에 불만들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양측의 갈등은 필연적인 상황인 것입니다.
결국 의료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의 문제인데,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의료인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한의사라고만 생각하기 때문에 놓치는 일들이 많습니다. 응급처치방법, 보험제도, 하다못해 세무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한 교육도, 관심도 없었습니다. 이제는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의료인이라는 전체적인 차원에서 조망해야합니다.
이번 IMS와 같은 사례로 물리요법 중 비급여로 결정된 추나가 있습니다. 당시 추나가 비급여로 결정되고 난 뒤 곧바로 양방에서는 카이로프락틱을 100:100 본인부담 급여로 만들었습니다. 추나가 급여로 되었다면 카이로프락틱이 밀고 들어 올 수 없었습니다. 100:100 본인부담 급여는 재정이 되면 언제든지 수가를 풀어줄 수 있는 일종의 대기상태입니다. 한방 물리요법의 한 종류로 분류되었는데 양방에서는 물리요법사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상에서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런 용어의 중요성, 전체적인 정황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회 작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에게 한의학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을 구축해 한의학의 존재감을 높이는 것입니다. 그럼 제도적 장치는 자연히 따라옵니다. 기본대로 가려면 먼저 대학, 학회에 많은 자본을 들여 개선시켜나가는 것이 맞습니다. 동시에 홍보전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협회에서는 아웃소싱을 해서라도 홍보 전문가들에게 대국민속의 한의학을 뿌리깊게 인식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최방섭 : 기존의 한·양방 전쟁이 각자의 영역을 지키는 수준에서 이루어졌다면, 의약분업·의료시장개방으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경계를 침범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침은 한의사들에게 생존과 자존심이 걸린 것입니다. 그래서 한의계 반발이 컸고, 협회가 어려운 시기에 놓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갈등은 어차피 넘어야 할 산입니다. 일부 언론이나 한의사들은 차후 협회에 강성 집행진이 나오길 기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강한 리더쉽은 내부의 힘을 끌어모아 외부에 대응해야 하는데 이번 사태에서 회원들은 한의협의 움직임을 이해하지도 못했고, 이 때문에 회장의 거취문제가 논의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강 : 강력한 집행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양방은 직선제를 도입하면서 선거를 겨냥해 강력한 목소리를 내게 되었습니다만, 의사측의 이권만을 강하게 부각시키게 되면서 오히려 외부 언론이나 시민단체와는 충돌하는 등 반작용이라할 수 있는 결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 : 시민단체 또는 언론의 의사들에 대한 불만과 공격은 실제 상당한 수준입니다. 충분히 고려해야 됩니다. 이번에 양방이 한의계를 걸고 넘어갔을 때, 개원협의 대응방식이 네가티브하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한의계의 대응처럼 가만히 있는 것이 포지티브한 것이냐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외부에서 한약에 문제가 있다고 제기하면, “한약도 약이기 때문에 작용이 있으며 부작용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의료인인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라고 정확히 대응해줘야 합니다. 제풀에 꺾여 가라앉지 않겠냐며 가만두자고 하는데 의협의 향후 활동계획을 보면 틀린 예측입니다. 이런 것을 정확히 알리기 위해 홍보가 필요한데 자금이 충분히 돌아가는 의협과의 대결은 힘이 듭니다.

최 : 한의계 내부에는 많은 에너지가 응집,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한의계 뿐 아니라 양방을 포함한 사회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습니다. 이 에너지를 바깥으로 끌어내야 하는데 양방은 한의계를 분출구로 삼아 해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진단과 치료는 구분된다는 것입니다. 진단은 관찰하는 행위이고, 치료는 환자에게 시술하는 행위이므로 차원이 다릅니다. 양방 쪽에서 주장하는 것이 ‘한의사가 오진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인데, 그건 한의사가 책임질 문제이지 양방쪽에서 문제삼을 것이 안됩니다. 한의사는 의료인입니다. 특히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는 진단을 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이 있습니다. 한의사들 스스로가 우선 의료인이므로 진단권을 갖고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하고, 협회에서는 한의사 개개인들에게 그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고 행사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강 : 이번 사태에서 협회가 회원들의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점이 치명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의신문이나 한의사 통신망이 회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여론을 수용하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못했고, 시도지부장도 회원과 중앙회 사이에서 양쪽으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한의계의 의사소통과 외부로의 정보전달 및 접촉은 어떤 식으로 해야 할까요?

김 : 복지부 등 중요 관계자들은 전문지를 보고 정보를 파악합니다. 보건의료계에는 몇 개의 인터넷 매체를 포함하여 여러 전문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의계에서는 방송이나 일간지의 중요성만 인식하고 전문지의 역할을 간과했습니다. 또 외부인을 접촉함에서도 실무자를 만나 서로의 업무를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고위층만을 만나서 정치적으로 해결하려고만 합니다. 이렇게 실질적인 정보 취합을 위한 접촉이 필요합니다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한의계의 전문지들을 자꾸만 키워서 복지부 등 주요 정부기관에 출입시키고, 우리의 목소리를 전문지에 싣고, 관계자들이 그 목소리를 볼 수 있도록 한의계에서 힘을 모아줘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얻어진 정보들을 잘 분류하여 보안사항이 아니라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수시로 시도지부장들 또는 각 지부의 담당자들과 워크숍을 가지고 정보를 공유해야 합니다.
지금의 한의계 조직 체계에서 가장 큰 문제는 학연, 지연에 엉겨 자유로운 비판이 단절돼있다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세계적인 의료의 판을 읽고, 여기에 들어갈 수 있는 인맥을 형성하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강 : 개원협의회는 전문의제도의 해결을 위해 나온 단체입니다. 전문의 문제와 아울러 앞으로의 개원협의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최 : 전문의제도의 대원칙은 기회박탈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전문의에 쉽게 접근하는 것도 안 되지만, 임상경력에 대한 차이점을 부여해줘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한의학의 특성상 양방처럼 전문의가 자신의 분야만 다루고 있지 않다고 본다면 기회는 균등하게 제공되어야 합니다.
개원협의 목표는 회원들의 임상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부하는 곳’입니다. 사업내용도 교육에 정진하다가 협회의 업무를 돕기위해 나서서 목소리를 내게 됐습니다만 정책적인 부분에 있어 개원협의 역할은 개원한 회원의 입장을 대변하는 곳입니다.

김 : 개원협은 한의사만 아는 조직이고, 공부하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으면 충분한 곳입니다. 이번에 개원협에서 메조테라피를 교육하게 된 것은 어차피 한의학의 내용을 역수입해 오는 것인데 양방 쪽에서 이 요법이 확산되는 것을 보고 한의계가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향후에도 이런 방향으로 개원협의 활동방향을 잡아갈 예정입니다.

강 : 긴 시간 말씀 감사드리며, 향후 한의계 발전을 위한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

정리 =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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