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260] 桑韓醫問答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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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260] 桑韓醫問答②
  • 승인 2005.09.2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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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하이테크, 人蔘製法

본격적인 의학문답은 상권의 내용 중 절반이나 지나서이다. 舌疽에 쓸 만한 좋은 처방을 물은 데 대해 趙崇壽는 설저가 君火에서 생긴 병으로 水氣를 보하여 虛火를 끌어내려야만 나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화의 분위기가 점차 무르익자 河春恒은 본색을 드러내어 인삼과 유사한 품종을 소개하고 인삼의 제법을 묻는다. 조숭수로부터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한 그는 예전에 자기 할아버지가 奇斗文으로부터 전수 받은 제법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별도로 적어 집안에 간수하고 책에는 실려 있지 않다.

문답 중에는 辛卯使行(1711년)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들어 있다. 일인들은 당시 의관으로 왔던 기두문의 명성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감동으로 전해진 듯 후손들의 안부까지 묻고 趙醫는 그의 후손이 대대로 조정에 벼슬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증조때 조선에서 온 渡來人 蘇茂에 대한 출신과 내력이 관심 주제로 떠오르기도 한다. 조숭수는 그를 직접 만나고자 했지만 그가 조정의 陪臣이어서 國禁이라는 이유로 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조숭수는 春恒의 두풍질에 쓸 奇方과 神灸法을 적어준다. 또 치질이 오래되어 치루가 된 증상에 쓸 뜸질법과 付藥法을 가르쳐 주었다. 복약처방은 四物湯 본방에 生脈散을 합방하되 인삼을 사삼으로 대체하고 100첩을 복용하면 영구 재발치 않으나 起臥 攝生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리 준비해간 臘藥도 나온다. 청심환, 소합원, 紫金丁, 玉樞丹 등인데 당시 이런 약들에 대한 수요가 대단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九鍼에 관한 언급도 보이는데, 大腫鍼, 中腫鍼, 咽喉鍼, 經絡鋼鍼, 小史鋼鍼, 三稜鍼 등 조선침을 보여주고 설명해준다. 이에 반해 일본에서는 毫針을 주로 쓰고 금이나 은으로 만들며, 간혹 철침을 쓴다는 대담 내용이 보여 당시 사용하던 침의 종류와 재질을 알 수 있다.
6월 10일부터 6월 12일까지는 주로 떠날 채비에 바쁜 일행에게 주는 환송시가 한참 이어져 의학적인 측면에서 볼만한 내용은 많지 않다. 또 조숭수는 떠나는 순간까지도 이미 부탁받은 河村春辰(엮은이 春恒의 父)의 醫案集에 넣을 서문을 남기고 가는 성의를 보인다.

하권에서 다루어진 주요 의약관련 내용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 번째 질문은 조선에도 傳尸症이 있느냐라는 질문이다. 이에 趙崇壽는 勞채, 傳尸에 관한 내용과 조선의 정황에 대해 대답하였다. 또 黃반病, 藥醫, 針醫, 熱入血室, 小兒疳疾, 氣口맥 부위에 관한 논설, 『黃帝內經』에서 말한 中風과 후세의 중풍이 다른 점, 灸背法 등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고갔다.

점차 문답의 깊이가 더해지면서 두 사람의 사이에선 열띤 의학토론이 이어졌다. 기존의 방서에서 말하는 ‘時疫’이라는 증상과 요즘에 유행하는 時疫의 증상이 같은가 다른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河村春恒은 별도로 「時疫諸證大槪」를 정리하여 수록하였다.
아울러 조숭수는 특별히 老人의 治法을 강조하였고, 책 뒤편에 따로 痔漏 치료처방을 수록하였다. 또 「再問筆語」라는 작은 제목아래에는 두 사람이 毫針의 용법, 침으로 積病을 다스리는 법, 肝肺 관계에 관해 토론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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