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임상실험 모델 개발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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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임상실험 모델 개발 나서라
  • 승인 2005.09.2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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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이 지정한 의약품 임상시험실시기관에 한방의료기관은 6곳으로 전체 지정의료기관 197곳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지만 지난 97년 꽃마을한방병원과 경희의료원한방병원이 지정된 것을 시작으로 최근의 경원대 인천한방병원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증가해 온 것은 고무적이다.

임상시험기관이 하드웨어라면 임상시험을 하는 전문가는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 임상시험 전문가 양성교육과정이 한국한의학연구원에 개설된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삼성의료원 등 양방의료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한의계로서는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한의학 임상시험은 이미 오래 전부터 그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의사가 시술하고 투약하는 행위가 얼마나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과거에는 확인할 길이 없었다. 경험에 입각한 전통의학을 전승해온 한의계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하더라도 근현대로 접어들면서 한의학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이 달라져 한의학도 안전성과 유효성을 스스로 입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다. 의료소비자는 안전한 약을 찾게 되었으며, 비용 대비 효과를 요구하는 경향성도 강화됐다.

한의계는 이런 상황변화에 대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대학(병원)에서는 근거중심의학을 바탕으로 실험논문을 쏟아내고, 학회는 해당분야의 치료법들에 대한 근거를 확보하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최근에는 임상시험기법들이 한의계 내로 많이 소개됐다.

그러나 여전히 한의계는 임상시험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폭넓게 자리 잡지 못했음은 물론 치료효과를 입증하는 실험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즉, 인삼이 補氣에 효과가 있다면 氣가 부족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양방에서 당뇨병치료제를 임상시험 할 때 혈당이 높은 쥐 모델을 만들듯이 말이다.

우리끼리만 아무리 효과 있다고 말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재현성과 신뢰도 높은 실험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한의학의 부작용이나 독성문제의 시비에서 헤어날 수 없다.

마침 정부에서 한의약 R&D 육성발전을 위한 기획위원회를 발족하면서 산하에 임상시험 분과를 설치했다. 한의학 임상시험방법론과 임상시험센터 구축, 임상시험 전문인력의 양성을 위한 기틀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제는 더 이상 정부의 지원 부족을 탓할 수 없게 됐다. 한의학 임상의 근거를 마련하고 못하고는 한의학계에 달려 있을 뿐이다. 한의협과 한의학계는 한의학 임상시험 전문가들을 어떻게 배려하고 지원할 것인지 구체적인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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