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 취합 기준이 뭐냐' 문의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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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취합 기준이 뭐냐' 문의 빗발
  • 승인 2003.03.1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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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위, 지침.예산 미비 실무작업의 한계 노출

한의학사상 처음으로 시도하는 용어제정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논의한 지 1년이란 시간이 지나도록 단순한 용어 취합에 그친 경우가 적지 않았으며, 일부 학회는 용어 취합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다수 분과학회가 용어제정사업의 대의에 동의하면서도 어떤 기준으로 용어를 취합·정리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어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었다.

지난 22일 열린 ‘한의학용어제정 실무위원회(위원장 전찬용)’ 2차회의가 열린 자리에서 확인된 한의학용어 취합자료에 의하면 19개 학회 중 내과학회를 제외한 전 학회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합된 용어를 표제어로 하고, 표제어 뒤에 해당분과학회를 기입하는 형식으로, 가나다 순에 따라 용어를 모았다.

그러나 취합된 용어 중에는 처방명이 상당수 포함된 반면 경혈명이 전부 누락된 경우, 중국백화문이 순화되지 않은 채 취합된 경우도 있어 좀더 신중한 선정기준 적용이 요구되었다.

이에 대해 참석한 실무위원들은 용어취합작업에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심의위원회 차원에서 선정지침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어려움을 호소했다.

가령 간단한 기술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양방용어는 빼고 해야 하는지, 처방명은 다 실어야 하는지, 나열식인지 아니면 디렉토리식으로 정리할 것인지, 중국백화문은 꼭 한글로 번역해야 하는지 등 의문사항은 끝이 없었다.

이런 혼란의 책임은 지난 1차 회의에서 정리한 기준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분과학회측에도 있지만 많은 경우 지침을 미리 확정하지 못한 심의위원회에 화살이 돌아갔다. 원칙 없이 용어를 정리하다보면 나중에 교정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영종 심의위원장은 지금까지 정리된 기준을 설명하는 한편 처음 하는 사업이라는 점을 주지시켰으나 여전히 실무위원들의 ‘先 원칙 제정 後 취합론’앞에서 진땀을 흘려야 했다.

지침의 부재 이외에도 부족한 예산문제는 용어취합사업을 지연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책임은 큰데 비해 지원예산은 기본경비에도 못 미쳐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게 많은 학회의 불만이다.

논란 끝에 일을 진행시키면서 문제점을 보완한다는 선에서 봉합하고 올 연말까지 일정에 합의하긴 했으나 여전히 석연치 않은 표정이 역력해 한의학용어제정사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임을 절감케 했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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