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라의
강은일의 <오래된 미래>는 기타·피아노·베이스 등 악기의 구성은 대중적인 서양음악에 다가가면서도, 우조 초수대엽(羽調 初數大葉)에서 테마를 가져온 ‘초수대엽’, 옹헤야를 기초로 오방진과 휘몰이를 결합한 ‘헤이 야!’, 줄풍류 가락의 ‘오래된 미래’, 몽금포 타령에서 모티브를 취한 ‘비상’ 등 음악의 중심은 전통 국악의 색깔을 고수했다. 또한 기타·피아노·베이스 등의 서양악기 구성에 피리·대금·가야금 등의 국악기를 더하여 국악의 느낌을 더욱 살렸다.
비교해 본다면,
강은일과 김애라는 국악고 동기동창으로 현재 가장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라이벌인데, 연주 스타일에서도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강은일이 구전돼온 소리에 바탕을 둔 국악의 특성을 살려 즉흥 연주에 강한 데 비해, 김애라는 정확한 악보가 없으면 연주하기를 꺼린다고 한다. 강은일은 무규칙 극동 삼인방과의 조인트 콘서트, 프리뮤직 연주 등 다소 전위적인 무대에 올라 최대한 ‘느낌’을 살리는 데 애써왔고, 김애라는 7음계 악보를 토대로 국악과 서양 음악의 접목에 힘써왔다.
김애라의 연주는 주인공이지만 크게 튀지 않으면서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느낌이다. 반면 강은일은 매번 똑같은 연주를 반복하는 걸 싫어한다고 하며, 작곡가들이 곡의 클라이맥스는 대부분 그에게 맡겨 즉흥적 에너지를 최대한 살렸다고 한다. 강은일의 연주를 들으면 소양인의 민달(敏達: 민첩하게 통달한다)이라는 말이, 김애라의 음악을 들으면 소음인의 아립(雅立: 단아하게 정립한다)이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애잔한, 때로는 격정적인 해금 연주를 들으며 음과 양의 다른 느낌을 느껴 보시기를… 두 음반 모두 고풍스러우면서도 세련된 한의원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김호민
서울 강서구 늘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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