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미래포럼] 한의학의 정체성 - 백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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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미래포럼] 한의학의 정체성 - 백은경
  • 승인 2006.04.2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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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학과의 차이점을 통해 본 한의학

서양의학과 한의학이 지향하는 바가 질병에 걸린 환자를 치료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도록 한다는 점에서는 서로 다를 바 없지만, 학문으로서의 의학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서양의학과 한의학이 기초이론부터 치료방법까지 뚜렷하게 다르다.
우선 지식체계의 바탕이 서양의학은 과학적이며 한의학은 철학적이다. 또 서양의학이 질병중심이라면 한의학은 건강중심이다. 한의학은 기능중심의 성(性)을 강조하고 서양의학은 해부학 위주의 질(質)을 강조한다.

서양의학은 병인과 치료의 모든 과정에서 명확한 인과관계를 중시하고, 한의학은 명확한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지만 임상효과가 있다.
서양의학이 정확성을 추구한다면 한의학은 균형과 조화라는 적당성을 추구한다. 서양의학이 실험 결과를 강조한다면 한의학은 경험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서양의학이 분석적인 관찰을 강조하는데 비해 한의학은 총제적인 이해를 강조하며, 치료면에서 서양의학은 공격적이고 한의학은 방어적이다. 서양의학은 몸과 마음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물질적 육체를 다루는 반면 한의학은 환자 전체를 다룬다.

서양의학은 대부분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을 상징화한 의학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공통된 해석과 이해를 돕는 반면, 한의학은 추상적인 의학용어를 지속 사용함으로써 한의사간 공통된 해석과 이해에 다소간의 차이를 보인다.
정체성의 혼란은 학문으로서 서양의학이나 한의학이 겪는 게 아니라 의료전문직을 수행하는 의사와 한의사에게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 의사의 정체성을 논할 때 흔히 ‘고통받는 환자를 치유하는 것’을 우선 강조한다.

그런데 고통은 단지 물질적 육체의 질병 때문만은 아니므로 정량화할 수 있는 것만 과학이며 사실이라고 이해하는 의학관으로는 고통받는 환자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더구나 환자는 평생 환자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므로 건강한 사람을 더욱 건강하게 하는 양생을 강조한 의학관이야말로 이상적인 시각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한의학 자체가 정체성의 위기나 혼란을 겪는 게 아니며, 오히려 불합리한 의료제도와 진료자율권 침해 및 환자가 고객으로 바뀌어져 가는 시대의 흐름이 의료인의 정체성을 다소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리 = 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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