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자 난립 학문적 권위로 해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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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자 난립 학문적 권위로 해결하자
  • 승인 2006.05.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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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가 여러 현안에 쫓기는 사이 민중의술살리기 국민운동전국연합이라는 단체가 결성돼 한의계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6년제 한의대에서 배우고도 모자라 석사, 박사학위를 받고, 8개 분야에서 전문의가 배출되고 있는 마당에 웬 무자격자들이 이렇게 많은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어디 무자격자뿐인가? 유자격자도 문제다. 주어진 자격 범위내에서만 시술하면 그래도 괜찮은데 너도나도 침 놓고, 한약 쓰고 한의사의 진료영역을 넘보겠다고 하니 대책이 없다. 걸출한 영웅이라도 나와 한꺼번에 해결해주면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릴 것 같다.
그렇다고 영웅의 출현을 기다릴 수만도 없는 게 한의계의 현실이다. 대치전선이 한두 개라야 치과계가 돌팔이 잡듯 전력투구 할 텐데 워낙 전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대책이 만만찮다.

그러나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손쉬운 방법으로 의료의 역사를 천착해보는 일이 있다. 서양의학의 역사는 그런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백여 년 전만 해도 서양의사는 이발사와 차이가 없었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데 지금은 서양의사의 진료영역에 도전하는 무자격자는 사라졌다. 그것은 바로 서양의사가 스스로의 권위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엄격한 의학교육과 면허제도, 복잡한 의료장비의 사용, 분과체계, 중층적인 보조인력제도 운영, 의료의 거대자본화 등을 통해 의학의 권위를 확립했다. 어찌 보면 그 과정은 지난한 무자격자 척결과정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한의계도 이런 의료의 역사를 거울삼아 권위의 획득방법을 고민할 때가 됐다. 법이 취약해 무자격자가 범람한다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오산이다. 법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본질은 학문의 체계를 바로잡는 일이다.
이런 일은 학문의 전당인 대학교육부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대학을 설립하는 기준과 평가기준이 정비될 때 한의사의 권위가 서서히 확립되기 시작해 궁극적으로 돌팔이의 출몰을 차단할 수 있다.

한의계는 이제 비생산적인 분야에 투입한 자원을 본질적이고 생산적인 분야로 돌리는 데 보다 많은 관심과 정열을 쏟아야 한다.
아울러 얼마 전에 창립된 한의학미래포럼도 한의계가 안고 있는 본질적인 고민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연구와 소통, 정보공유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토론모임으로써 정착시켜 나갈 때 한의학은 학문체계가 탄탄해짐은 물론 상응하는 권위를 갖게 되면서 무자격자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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