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주변 상황 예사롭지 않다
상태바
한의학 주변 상황 예사롭지 않다
  • 승인 2006.06.02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한의학제도가 탄생한 이래 지난 55년간 위기 아닌 시기가 없었지만 최근의 돌아가는 사정을 보면 요즘만큼 불안정한 때도 없어 보인다.
이는 비단 지방선거가 끝나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물론 정국의 지형이 바뀌면 국회를 중심으로 한의학관련 법률개정안의 처리여부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황변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치적인 변화는 근간에 조성되는 사회적 격변에 비하면 매우 작은 변수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다수 한의사들이 지금 상황을 매우 불안정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기관경영은 예상외로 장기화되고, 한의사의 배출인원은 나날이 늘어가 한의사 1인당 국민수가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양의사는 한의학을 폄하해 한방의료기관을 찾는 국민의 발걸음을 되돌리게 하고 있으며, 자신들은 유사 한방의료행위를 함으로써 한의학을 흡수통합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 전 모 의대교수가 ‘의사가 침을 놓든, 한의사가 주사를 놓든 능력만 있다면 모두 허용해줘야 한다’면서 한·양방의 업무영역 파괴론을 들고 나온 것은 전방위 공세의 결정판이다. 숨어서 하던 과거의 행태를 벗어나 이제는 공개적이고 합법적으로 한방의료행위를 하겠다는 선전포고처럼 비춰지기 때문이다.

양의사의 공세가 전선의 한 축이라면 무면허업자는 전선의 또 다른 축이다. 국회가 열릴 때마다 이들 집단과 힘겨운 싸움에서 시달리느라 한의학의 백년대계를 수립할 겨를이 없다. 정부는 정부대로 한의계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기울이지 못해 한의계의 운신 폭을 좁히고 있다.
전문의제도 개선안이 지연되면서 다수 개원한의사들의 희망을 빼앗아가더니 한방전문병원제도가 돌출하면서 한의사들은 극도로 위축됐다.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는 건강보험마저 20여년 전 수준에 머물러 희망이라곤 어디에도 찾아보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처럼 열악한 상황인데도 한의계는 중지를 모으지 못한 채 사사건건 대립과 갈등으로 발목이 잡힌 상태다. 일부 열혈 한의인들은 사이버상에서만 용감할 뿐 공론의 형성과는 거리가 멀다.
사회적 격변기에 자칫 정신을 못 차리면 한의학은 휩쓸려간다. 지금이 그런 상황이다. 1만 5천여 한의사들은 상황이 더 악화된 뒤 후회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서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