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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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는 영화다
  • 승인 2008.09.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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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현실을 오가는 두 남자의 액션 한판!

최근 같이 경제가 안 좋을 때는 누구라도 한 번 쯤 ‘나에게도 로또에 당첨이 되든지, 아니면 우연하게 돈벼락을 맞았으면 좋겠다’ 라는 영화 같은 꿈을 꾸게 되지만 현실은 모든 영화처럼 순탄하지 않아서 그러한 일이 발생할 확률은 정말 몇 천만분의 일일 정도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흉악한 범죄의 경우에는 반대로 영화보다 더한 사건들이 생겨나기도 한다. 어쨌든 간에 우리는 현실의 어려움을 회피하고자 할 때 영화 같은 세상을 꿈꾸곤 한다.

아마 침체기에 빠져 있는 영화계도 이번 추석 연휴 영화를 전후로 또 한 번의 대박의 꿈을 꿀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많은 관객을 동원하기에는 좀 역부족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영화는 영화다> 라는 영화가 과연 추석 연휴에 걸맞은 영화인지는 모르겠으나 시사회 이후 큰 호평을 받으며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를 촬영하던 배우 장수타(강지환)는 액션신에서 욱하는 성질을 참지 못해 상대 배우를 폭행하여 영화는 제작 중단 위기에 처하고, 어떤 배우도 깡패 같은 수타의 상대역에 나서지 않는다. 그는 궁여지책으로 룸살롱에서 사인을 해주며 알게 된 조직폭력배 넘버 투 이강패(소지섭)를 찾아가 영화 출연을 제의한다. 누구도 모르게 영화배우의 꿈을 갖고 있었던 강패는 수타의 제안에 흥미를 느끼며 출연에 응하는 대신 액션신은 연기가 아닌 실제 싸움을 하자는 것을 조건으로 내건다. 수타는 이 조건을 받아들이고, 두 사람의 치열한 전쟁과도 같은 영화 촬영이 시작된다.

캐릭터들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깡패 같은 스타는 수타이고, 배우를 꿈꾸는 깡패는 강패인 것처럼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진 두 캐릭터들은 영화와 현실을 오가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여기에 제작과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김기덕 감독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진다면 이 영화가 제목처럼 범상치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는 영화 촬영 현장의 장면과 주인공들의 현실이 서로 섞이면서 수타와 강패의 삶을 보여주고, 최종적으로 누가 진정한 주인공이 되는지 관객들과 함께 풀어나간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오랜만에 관객들을 찾아온 소지섭과 TV를 통해 널리 알려진 강지환이라는 두 배우의 실감나는 액션과 봉 감독 역할을 한 고창석이라는 배우의 코믹적인 연기가 조화를 이루며 <영화는 영화다>는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개봉관을 확장시키고 있다. 김기덕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장훈 감독의 데뷔작으로 추석 연휴 온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뻔한 설정과 이야기에 식상했던 관객들에게는 뭔가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과연 이 영화가 그냥 영화로 끝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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