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그들 각자의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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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그들 각자의 영화관
  • 승인 2008.10.1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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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감독들의 영화관에 대한 추억

청명한 10월의 하늘. 하지만 국가적으로는 국내외에서 터진 경제 문제로 이래저래 국민들의 마음이 불편하고, 개인적으로는 애견을 하늘로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으면서 어느 덧 다가온 가을을 충분히 만끽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다. 이럴 때 그나마 우리의 마음을 위안시킬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가장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관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남들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감정을 맘껏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관에 대한 추억을 누구나 한 가지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중학교 때 친구들과 함께 갔던 3류 동시상영 극장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면서 그 당시 느꼈던 스릴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은 자신의 영화가 평가받는 공간인 영화관에 대해서 어떠한 생각을 할까? 그에 대한 해답은 <그들 각자의 영화관>이라는 영화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2007년 60주년이 되는 깐느 영화제를 기념하기 위해 역대 깐느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감독 35명이 3분짜리 단편 영화를 선보이는 <그들 각자의 영화관>은 영화에 대한 감독들의 애정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평소 1편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시간 동안 35편의 연속성 없는 영화를 본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더욱이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영화보다는 3분 동안 영화관에 대한 감독 개인의 추억이나 감성을 표현하는 것이 우선시 되는 영화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영화를 감상하는데 강한 집중력이 요구되고, 도저히 이해 안 가는 영화들도 있지만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영화를 본다면 재미와 슬픔, 황당, 놀라움 등을 연속적으로 느끼며 지금껏 접할 수 없었던 영화의 다양한 맛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다시 말해 ‘영화 종합 선물 세트’와 같은 영화로 감독들의 개성에 맞게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특히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고, 참여한 영화감독들에 대해 알고 있는 관객들이라면 한 편씩 보여지는 영화들이 누구의 작품인지 알아맞히면서 보는 것도 영화 보는 또 하나의 재미일 수 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이 <그들 각자의 영화관>이라는 작품이 돋보이는 것이다. 이렇듯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자신의 기억 속에 고이 간직해 온 영화관에 대한 추억을 더듬으면서 옛 생각에 빠져 보는 것도 깊어가는 가을 속에서 마음 한 구석 우울한 생각을 떨쳐 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 같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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