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성진의 영화읽기- <블라인드 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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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의 영화읽기- <블라인드 사이드>
  • 승인 2010.04.1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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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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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가 청소년들 이야기 은유
슬럼가 청소년들 이야기 은유

결손가정 출신 미식축구선수 실화 바탕

<블라인드 사이드>
감독 : 존 리 행콕
출연 : 산드라 블록, 퀸튼 아론, 팀 맥그로, 제이 헤드, 릴리 콜린즈

예년보다 늦은 봄이기는 하지만 어느새 거리에는 개나리꽃과 진달래꽃들이 피면서 행인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물론 아직 옷장에는 정리하지 못한 겨울옷이 그대로 있지만 왠지 모르게 거추장스러워 지는 것을 보니 기나긴 겨울도 다 끝났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계절의 변화에 맞춰 영화계도 봄단장을 하면서 4월에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들이 속속 개봉되는데 그 중 산드라 블록에게 첫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블라인드 사이드>라는 영화도 포함되어 있다. 미식축구 선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미식축구에 생소한 우리 관객들에게는 자칫하면 개봉되지 못할 뻔했다는 후문이 있지만 이 영화는 미식축구에 문외한이라도 충분히 이해하고, 감동받을 수 있는 영화이다.

몸무게가 155킬로나 나가는 거구의 흑인 청소년 마이클 오어(퀸튼 아론)는 결손가정 출신으로 노숙을 하면서 어렵게 살아가다가 우연히 백인 부부 레이 앤(산드라 블록)과 숀(팀 맥그로)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아들 SJ(제이 헤드)와 같은 학교에 다니며 안면이 있는 마이클을 하루 재워주기 위해 집으로 데려오게 되고, 이 일이 계기가 되어 레이 앤의 가족은 마이클을 가족으로 정식 입양한다. 가족이 된 후, 레이 앤과 숀 부부는 온 정성을 다해 마이클에게 운동과 공부 환경을 제공하고, 마이클은 미국 최고의 미식축구 고교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한다.

실화라는 것을 전반에 내세운 영화이기에 영화에서 전해지는 감동의 폭은 그 어떤 영화보다 크고 강하다. 또한 영화의 엔드 크레딧에는 이 영화가 실화라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실존 인물의 사진들이 나열되고 있어 영화 속 인물과 비교하면서 볼 수 있는 재미를 주고 있다. 영화 제목인 ‘블라인드 사이드’는 미식축구 용어로 터치라인에 가장 가까운 좁은 지역이자 쿼터백이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의미한다. 영화에서는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상대방을 몸으로 방어하는 마이클 오어의 포지션이자 사회의 사각지대인 슬럼가에 사는 청소년들에 대한 이야기를 은유하고 있다.

재능은 있지만 그것을 스스로 느끼고, 좋은 쪽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해 사회의 사각지대에 내몰리고 있는 소외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채찍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 주고 있는 <블라인드 사이드>는 단순히 부유한 백인이 흑인에게 물질적으로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한 가족으로서 사랑을 나누면서 가족 모두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를 통해 나의 작은 ‘나눔’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깨달으며 우리 모두 따뜻한 봄과 같은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특히 많은 사건들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아픔이 컸던 3월의 상처가 4월의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잘 치유되길 바란다. <상영 중>

황보성진/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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