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읽기- <마이 시스터즈 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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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읽기- <마이 시스터즈 키퍼>
  • 승인 2010.05.0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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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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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고소하는 맞춤형 아기
가족은 나에게 무엇일까

부모 고소하는 맞춤형 아기

<마이 시스터즈 키퍼>
감독 : 닉 카사베츠
출연 : 카메론 디아즈, 아비게일 브레스린, 알렉 볼드윈, 제이슨 패트릭, 소피아 바실리바

5월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노란색이 연상되면서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은 아마 가족들과 사랑으로 하나 되는 ‘가정의 달’이기 때문은 아닐까. 아무리 자신에게 처한 상황이 좋지 않다 해도 가족의 말 한마디는 따뜻한 위로가 된다. 그러나 만약 <병원 24시>와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면 어떨까? 물론 이미 많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환우 가족의 헌신적인 사랑에 감동했기에 우리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현실의 모든 경우가 다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바로 <마이 시스터즈 키퍼>는 이러한 문제를 정면에 내세우며 관객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딸 케이트(소피아 바실리바)가 백혈병 진단을 받고 나서 엄마 사라(카메론 디아즈)와 아빠(제이슨 패트릭)는 유전공학으로 아이를 갖는다는 것이 윤리적으로 문제 있는 일이지만 선택의 여지없이 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맞춤형 아기인 안나(아비게일 브레슬린)를 낳는다. 그래서 안나는 언니 케이트를 위해 제대혈, 백혈구, 줄기세포, 골수 등 자신의 모든 것을 주었지만 자신의 몸에 대한 권리를 찾기 위해 최고 승소율을 자랑하는 변호사(알렉 볼드윈)를 고용하여 엄마와 아빠를 고소한다. 결국 전직 변호사였던 사라는 11살 된 딸을 상대로 또 다른 딸 케이트를 살리기 위한 재판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쌍둥이별>로 번역되어 출간되기도 한 동명소설을 각색한 <마이 시스터즈 키퍼>는 선 굵은 연출력을 선보였던 존 카사베츠 감독의 아들인 닉 카사베츠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엄마 역을 맡은 카메론 디아즈, 안나 역을 맡은 아비게일 브레슬린의 열연 등이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든다. 불치병에 걸린 딸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버린 부모와 그로 인해 소외감을 느끼는 다른 자식들의 모습을 격한 감정이 아닌 매우 리얼하게 표현하며 자연스럽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또한 누구 하나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시키지 않고 가족들 개개인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기에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폭 또한 넓혀 놓고 있다.

특히 엄마와 딸 간의 재판이라는 미묘한 갈등을 중심 내용으로 하고 있지만 안나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와 딸을 잃고 힘들어 하는 판사의 모습들이 어울리면서 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그로 인해 결말 부분이 영화 홍보에서 강조했던 반전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도 그러한 이유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처럼 <마이 시스터즈 키퍼>는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부모님께 무슨 선물을 해드려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자식이 건강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효도가 될 수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그동안 힘들던 몸과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 출발한다는 다짐으로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의 달, 5월을 보냈으면 좋겠다.

황보성진/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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