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읽기- <굿모닝 프레지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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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읽기- <굿모닝 프레지던트>
  • 승인 2010.05.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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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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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사생활 ‘우리’와 같네
대통령 사생활 ‘우리’와 같네

거룩한 영역 독특하고 유쾌하게 묘사

<굿모닝 프레지던트>
감독 : 장진
출연 : 이순재, 임하룡, 고두심, 장동건, 한채영

길마다 걸린 현수막과 몇 번을 지지해 달라는 문자메시지, 무수히 뿌려지는 명함, 거리 곳곳을 선거운동원들이 바지런히 누비는 걸 보니 선거의 계절을 실감케 한다. 그런데 정치에 별 관심이 사람들에게는 그 공약이 그 공약 같아서 그냥 잘 생긴 사람한테 표를 던지는 유권자도 있을 것이다. 2009년 개봉 당시 2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던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보면 그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겠지만 절대 그래선 안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퇴임을 앞두고 로또에 당첨된 김정호 대통령(이순재)은 이미 로또에 당첨되면 사회에 기부를 하겠다고 말해 놓은 상황이라 당첨금 244억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면서 속앓이를 하게 된다. 이후 대통령에 당선된 차지욱(장동건)은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지만 첫사랑(한채영) 앞에선 한없이 소심해지는 꽃미남 싱글 대통령이다. 그리고 그 후 당선된 여성 대통령 한경자(고두심)는 서민 남편(임하룡)의 대책 없는 내조로 이혼 위기에 처하게 된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어쩌면 도발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잘 다루지 않던, 아니 다룰 수 없던 대통령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가 우려하는 것처럼 정치적으로 무거운 내용은 절대 아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매우 독특하고 유쾌한 영화들을 연출한 장진 감독의 작품이며, TV를 통해 남녀노소를 다 아우르는 힘을 갖고 있는 이순재, 고두심과 최근 ‘품절남’의 대열에 들어서긴 했지만 만인의 연인 장동건이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영화의 성격이 어떠한 지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이지만 그들의 사생활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데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3명의 대통령을 통해 대통령도 일반 국민과 똑같은 고민을 하고, 똑같은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소소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대통령에 대한 막연한 판타지 영화라는 비판도 있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한 것은 만약 대통령선거에 장동건 같이 잘 생긴 사람이 나오면 무조건 찍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뉴스가 나올 때마다 미남을 볼 수 있어 좋을 것 같다는 우스운 생각을 순간 갖게 되었는데 실제로 미국의 존 F. 케네디가 대통령에 당선될 때 TV 토론의 영향을 많이 봤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어떤 공약과 소신도 없이 외모만 번듯한 사람들을 뽑으면 나라가 망하게 되는 지름길이니 이번 6‧2지방선거에선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그들의 인간 됨됨이도 확인한 뒤 소중한 나의 한 표로 권리를 행사해야겠다.

황보성진/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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