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하녀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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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하녀 1960>
  • 승인 2010.06.0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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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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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스릴러… 관객들 잔뜩 긴장
독특한 스릴러… 관객들 잔뜩 긴장

엔딩 장면 당분간 잊혀지지 않을 만큼 ‘충격’

<하녀 1960>
감독 : 김기영
출연 : 김진규, 이은심, 주증녀, 엄앵란, 안성기

최근 리메이크돼 깐느영화제에 출품됐던 2010년판 <하녀>는 원작에 비해 뭔가 부족하다, 아쉽다 등의 비평을 받았다. 그로 인해 2010년 디지털 기술로 복원된 <하녀>가 극장에 다시 걸렸다. 50년 만이다.

동식(김진규)은 아내(주증녀)와 다리가 불편한 딸, 그리고 아들(안성기)을 뒀고, 방직공장에서 노래를 가르치는 음악선생이자 작곡가이다. 방직공장의 여공들 사이에서 그는 인기가 높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집에 하녀(이은심)가 들어오고, 그는 아내 몰래 하녀와 불륜 관계를 맺게 되고, 하녀는 이상 성격의 소유자로 돌변하여 그와 가족을 협박하게 된다.

2010년판 <하녀>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평범한 불륜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1960년판 <하녀>는 매우 독특한 스릴러 장르로써 관객들에게 잔뜩 긴장감을 안겨준다. 김기영 감독은 치과대학 출신으로 <하녀> <화녀> <충녀> <살인 나비를 쫓는 여자> 등 여주인공을 내세워 당시 성(性)에 관한 담론 등을 표현주의적 영상으로 표현하고, 나름대로 한국적 컬트영화를 완성했다. 50년이 지난 지금도 어떻게 저런 이야기를 만들고, 영상을 연출했는지 놀라울 정도다. 주인 남자를 유혹하는 하녀 역을 맡은 이은심의 연기는 영화를 보는 내내 형언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은심은 이 영화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지만 영화감독과 결혼 후 배우활동을 그만 두어 그 매력을 더 발산시키지는 못했다.

또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유혹을 뿌리쳤지만 한순간 불륜에 빠져들어 고뇌하는 주인 남자와 점차 이상해지는 하녀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서스펜스를 주기에 충분하다. 거기에 현재 국민배우인 안성기의 어린 시절 모습과 주인 남자를 흠모하는 엄앵란의 앳된 모습은 영화 보는 재미를 주고, ‘쥐와 쥐약’ 등 현재 가정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등 50년 전 영화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결코 현재 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영화의 우수성은 대단하다. 그리고 2010년 <하녀>의 엔딩과는 비교도 안될 원작의 엔딩 장면은 당분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그래서 2010년판 <하녀>가 못내 아쉬웠던 관객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단, 재상영되는 극장이 많지 않으니 미리 확인하고, 상영 시기를 놓친 관객들은 이미 DVD로 출시되어 있으니 DVD로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러면 왜 이 영화가 50년이 지난 21세기에도 계속 회자될 수밖에 없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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