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약 처방 거풍청혈단이 신경보호효과에 우수한 효과를 보이지만, 같은 처방에 사용된 한약재의 품질이 나쁘면 효과가 없다는 동물실험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희대한방병원 문상관, 권승원, 이한결 교수팀은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주요 약재인 단삼의 지표성분 salvianolic acid B 함량에 따른 신경보호 효과를 분석한 논문이 SCI급 학술저널에 게재됐다고 10일 밝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 논문은 ‘Neuroprotective Effects of Geopung-Chunghyuldan Based on its Salvianolic Acid B Content Using an In Vivo Stroke Model’라는 제목으로 SCI급 저널 ‘Current Issues in Molecular Biology’(IF=2.976)에 게재됐다.
단삼은 경희대한방병원에서 뇌경색 예방 및 치료목적으로 개발한 한약제제 거풍청혈단의 주요성분이다. 문상관 교수 연구팀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재배한 5개 비교군의 단삼의 salvianolic acid B 함량과 각 단삼으로 조제한 거풍청혈단의 신경보호효과를 급성 뇌경색 동물모델인 permanent middle cerebral artery occlusion (pMCAO) 에 투여하여 뇌경색 부피를 비교했다.
그 결과 한국 및 중국 약전 기준 이상 salvianolic acid B 함량을 가진 우수한 품질의 단삼을 사용한 거풍청혈단은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우수한 뇌경색 부피의 감소, 즉 신경보호효과를 나타냈지만, 약전 기준 이하인 저품질의 단삼을 사용한 거풍청혈단은 대조군과 신경보호효과의 차이를 나타내지 못하였다.
한약처방은 여러 가지 한약재의 구성으로 이루어지는데 좋은 약재를 사용할 때 한약의 효과가 더욱 증강될 수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규명한 것이다.
교신저자인 문상관 교수는 “거풍청혈단은 경희대한방병원 약제팀이 전문 제조 설비를 갖추고 표준화된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는 한약제제이지만, 여기에 어떤 약재를 사용하였는가에 따라 약효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인 연구”라며 “따라서 한약제제의 균일화 및 표준화를 위해 각 한약제제에 사용되는 약재의 엄격한 품질 검증 및 관리가 필수”라고 말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이한결 교수는 “일선 임상에서 직접 약재를 취급하고 관리하며 제조하는 한의사의 특성상 올바른 한약재를 수급하고 처방해야 의도한 악효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실험을 통해 규명하였다. 일부 한약재의 저품질 이슈로 인한 국민 염려와 불신은 한의사 스스로 고품질의 한약재 사용을 통한 우수한 한약 효과로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