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271] 本草集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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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271] 本草集要
  • 승인 2005.12.0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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寶鑑에 비친 丹溪의 還生

明나라 王綸이 1496년에 집필한 본초서이다. 하지만 이렇게 소개하기 보다는 『明醫雜著』, 『丹溪附餘』와 함께 이 책이 『동의보감』의 歷代醫方에 王綸의 저서로 나란히 실려 있다는 설명이 이 책을 이해하는데 더 용이하다. 『의학입문』, 『만병회춘』 등 10종의 명대 인용의서 중 3종이 그의 저술이니 『동의보감』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외에도 『醫論問答』이 간행되었고, 또 『小兒醫書』, 『節齋醫論』, 『胎産醫案』등의 저작이 있으나 뒤의 세 가지는 모두 전하지 않는다.

저자인 王綸은 『醫林撮要』의 歷代醫學姓氏와 『의학입문』에 모두 수록되어 있으며, 『明史·方技』에 王綸傳이 실릴 정도로 당대 이름난 명의였다. 그는 字가 汝言, 호가 節齋로 浙江 慈溪縣 사람이다. 1484년 과거에 입격하여 工部主事로 벼슬길에 오른 뒤 右副都御史로 호남과 광주지방을 巡撫하면서 많은 치적을 쌓았다고 한다.

어려서 아버지의 병환 때문에 의학에 뜻을 두게 되었으며, 관직에 있으면서도 아침에는 백성들의 訟事를 처결하고 저녁에는 병고를 돌보았다. 78세의 삶을 누린 그는 주로 朱丹溪의 학통을 계승하였는데, 병의 원인을 밝혀 처방을 결정했고 古方에 구애받지 않으면서도 古法을 거스르지 않아 丹溪선생이 환생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서는 모두 8권으로 내용은 주로 『證類本草』와 李고, 朱震亨의 본초관련 의서를 참고하여 본초에 관한 요점을 추려 놓았다.
체제는 내용구성에 따라 크게 상·중·하로 나뉘어있다. 상부는 1권으로 총론부분이며 중부는 2권부터 6권까지로 약재 545종에 관한 내용이고, 하부는 7권부터 8권까지로 ‘藥性分類’에 관한 내용이다.

총론인 1권에는, 1 論本草大義(多神農本經), 2 論湯液丸散不同(多本草舊文), 3 論藥性氣味法象天地陰陽配合人身臟腑等義(多出內經及東垣書), 4 論製方治病用藥之法(多出內經及神農本經), 5 論隨證隨經隨時用藥等法(出本草及東垣等書及愚見) 등의 항목으로 본초의 총론적인 내용을 소개하였다. 목록에 나타나 있듯이 총론의 내용은 『黃帝內經』, 『神農本草經』, 李東垣 등 기존 의학자들의 견해를 다수 채록하였고 ‘愚見’이라 별도로 표기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혀놓았다.

中部(2~6권)에서는 각 약재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草部에서 人蔘, 沙蔘, 天門冬, 麥門冬을 필두로 人部에서는 人乳汁, 頭垢, 人屎 등에 이르기까지 총 545종의 약재에 대해 기술하였다. 중부 목록의 마지막에는 ‘各經主治藥’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여기서 肝은 當歸, 心은 麥門冬, 脾는 麻仁, 肺는 杏仁, 腎은 柏子仁 등 장부경락별 주치약을 배정해 놓고 있다.

下部에 해당하는 7권, 8권에서는 주요약재를 효능별로 분류해 놓았다. 예컨대 治氣門에서는 다시 補氣淸氣溫량藥, 溫氣快氣辛熱藥, 行氣散氣降氣藥, 破氣消積氣藥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런 방식으로 治寒門, 治血門, 治熱門, 治痰門, 治濕門, 治風門, 治燥門, 治瘡門, 治毒門, 婦人門, 小兒門의 분류 아래 효능별로 세분하여 각각 해당하는 약물을 열거하고 주치질환 및 기전에 대해 설명하였다.

명대 본초서의 특징은 효능별 본초분류법이 점차 정착되어 간다는 점이다. 이러한 효능별 분류방식은 李고에서부터 유래하는데, 『藥類法象』에서 風升生, 熱浮長, 濕化成, 燥降收, 寒沈降이라고 하여 六氣의 특성을 설명하고 여기에 각각 六淫邪氣로 인해 발생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재를 나열한 것이 그 시초라 할 수 있다. 금원시대 본초설을 실천적으로 발전시킨 명대 본초학의 성과가 조선의학에 밑거름이 되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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