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파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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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파도 2
  • 승인 2007.01.1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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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할매들, 다시 돌아오다

영화는 시대를 반영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 그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어떤 대중문화가 있는지 등등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놓고 본다면 현재 한국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는 한국 사회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아마 부권이 상실 된 모권 강화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최근 상영된 한국 영화를 보면 아버지가 등장하는 영화보다 어머니가 등장하는 영화가 훨씬 많다는 것을 통해서 쉽게 알 수 있다.

<마파도>는 그러한 분위기에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기존 할머니들에 대한 이미지를 파괴하고 있고, 여자들만 사는 동네라는 설정 등이 그를 뒷받침하고 있다. IMF 이후 가장들의 위치가 흔들리면서 한국 영화에서 아버지는 점차 사라지고, 강한 이미지의 어머니와 여자들만 남아 있게 된 것으로, 여하튼 <마파도 2>는 젊은 남자와 엽기 할머니들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계속 보여주고 있다.

첫사랑이었던 꽃님이를 찾아달라는 대기업 회장 박달구(주현)의 부탁을 받고 나충수(이문식)는 동백섬을 찾아 떠난다. 하지만 동백섬을 가기 위해 탄 배가 폭풍우에 조난 되면서 나충수는 같이 타고 있던 기영(이규한)과 함께 마파도에 표류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할매들을 만나게 된 나충수는 무척 반가워하지만 할매들은 오히려 나충수를 고되게 부려먹는다. 그러나 나중에 동백섬이 마파도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나충수는 기영과 합세해 5명의 할매 중 꽃님이가 누구인지 찾기 위해 노력한다.

별달리 기대하지 않았다가 대박이 터져버린 <마파도 1>의 뒤를 이어 제작된 <마파도 2>는 전편의 상황과는 약간 차이가 보이지만 할머니들에 의해 젊은 남자들이 고생한다라는 큰 틀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욕쟁이 할머니 김수미씨의 빈자리를 김지영씨가 대신 하기에는 캐릭터가 빈약하다는 것이 결정적인 단점으로 꼽히면서 전반적으로 이야기의 구성이 허술하다는 것이 영화를 안타깝게 하는 요인이 되어버렸다. 할매들의 엽기적인 행동이나 이문식의 오버 연기로 간간히 웃을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지만 꽃님이를 찾아야 하는 당위성이 영화 전면에 부각되지 못하면서 이야기는 에피소드 중심으로 계속 진행되다가 급하게 결말 부분을 맞게 된다.

작년 추석에 개봉되었던 <무도리>가 할아버지 표 <마파도 2>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진짜 <마파도>의 속편은 <마파도 2>이며, 이 영화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톱스타 없이도 관록있는 배우들의 연기로 관객들을 충분히 휘어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그 점을 너무 강요하다보니 이렇지도 저렇지도 못한 결과를 낳으며, 진정한 웃음보다는 순간적인 웃음에 더 집중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도 엔드 크레딧에 등장하는 엽기 할매들의 처녀적 사진들은 관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주며 영화를 끝까지 보게 하는 역할을 한다. 과연 전편의 흥행 신화를 속편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상영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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