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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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 살아있다
  • 승인 2007.05.1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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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함께 보는 박물관 판타지

누구든 여행을 갔을 때나 아니면 숙제를 하기 위해서라도 한 번쯤 박물관에 가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다양한 시대의 전시품들을 보면서 지난 역사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역사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테마의 박물관들이 많이 건립되면서 다양한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고 있다.

하지만 항상 박물관을 갈 때마다 안타까웠던 것은 모든 전시품들이 하얀 유리 상자 안에 놓여져 있어서 단지 눈으로만 감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도난이나 훼손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뭔가 직접 체험하면서 즐길 수 있는 박물관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런 와중에 마치 필자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것처럼 <박물관이 살아있다>라는 영화가 상영되면서 제목 그대로 살아있는 박물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는 사업마다 실패를 하는 래리(벤 스틸러)는 결국 아내와 헤어지게 되고, 하나 밖에 없는 아들도 제대로 만나지 못하는 신세가 된다. 그래서 래리는 아들에게 떳떳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일자리를 구하게 되고, 이 때 그에게 들어온 일자리는 모든 사람들이 꺼리는 자연사 박물관의 야간 경비직이다. 아무 것도 내 보내지 말라는 선배 경비원의 이야기를 듣고 의아해 하던 래리는 첫날부터 박물관의 전시물들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기이한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지난 겨울방학 때 개봉하여 흥행에 성공했던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밤마다 박물관에 있는 전시물이 움직인다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면서 아들에게 떳떳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함께 담으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가족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코미디 배우인 벤 스틸러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관객들에게 판타지를 주기에 충분한 컴퓨터 그래픽이 조화를 잘 이루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진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자연사 박물관에서 일어나는 일이다보니 로마 황제와 카우보이, 루즈벨트 대통령, 이집트 파라오, 인디언, 네안데르탈인, 훈족 등 인류 역사에서 한 획을 그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역사 공부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가족영화라는 특징 때문에 대체적으로 영화의 내용은 가볍다. 그로인해 전체적인 이야기가 약간 유치하고 단순하게 보여질 수도 있지만 영화의 신선한 아이디어는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하고,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중요성까지 느끼게 해준다. 뼈다귀를 던져주면 강아지처럼 그것을 잡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공룡 화석의 모습이 귀엽게 표현된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사람들에게 박물관에 대한 딱딱한 선입견보다는 친근하고 흥미로운 장소로 느껴지게 한다. 만약 시간이 된다면 영화를 보고 난 후 가족과 함께 가까운 박물관 나들이를 가는 것은 어떨까? 아마 전시물들이 움직인다는 생각에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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