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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8.1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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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대군에 맞선 300명의 몸짱 전사들

몇 년 전부터 우리 사회엔 ‘~짱’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외모가 남다른 ‘얼짱’들이 연예인으로 데뷔하고, 배우 권상우의 몸이 보여진 이후로 남녀노소 모두 서로 앞 다투어 몸만들기에 앞장서면서 ‘몸짱’이라는 말까지 유행했다. 더욱이 ‘몸짱 아줌마’라는 사람이 등장하면서부터는 여성들의 헬스클럽 이용이 많아졌다고 한다. 여하튼 이렇게 열심히 몸을 만든 사람들은 올 여름 휴가지에서 맘껏 자랑하고 다녔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와 같이 몸만들기는커녕 휴가 갈 생각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볼거리가 충만한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이 제격이다.

맨 처음 <300>이라는 제목을 접했을 때 도대체 무슨 뜻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매우 명료한 제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 소설이기도 하지만 기원전에 실제로 있었던 페르시아와 스파르타의 ‘테르모필레 전투’를 영화화한 것으로 100만 대군에 맞선 300명의 스파르타 군인들의 맹렬한 모습을 담고 있다.
BC 480년, ‘크세르크세스’ 왕이 이끄는 페르시아 100만 대군이 그리스를 침공한다. 그리스군의 연합이 지연되자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제라드 버틀러)’는 300명의 스파르타 용사들을 이끌고 ‘테르모필레 협곡’을 지킨다. 100만 대군과 맞서는 무모한 싸움이지만 스파르타의 위대한 용사들은 나라와 가족, 자신의 명예를 위해 불가능한 이 전투에 맹렬히 모든 것을 건다.

<300>은 영화계의 비수기라는 3월, 국내에서 개봉했지만 큰 흥행을 했고, <개그콘서트>와 각종 UCC 등에서 이들의 복장과 말투를 모방한 패러디물을 양산시키면서 대중들에게 이슈가 되었다. 특히 액션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 관객들을 동원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것이 바로 몸짱 배우들이다. 스파르타 군인들의 역할을 한 배우들은 8주 동안 몸만들기를 했다고 하는데 그들은 거의 상반신을 다 드러내면서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거침없이 보여주었고, 점차 여성화가 되어가고 있는 한국영화 속 남성 캐릭터들과는 다른 강한 파워와 카리스마를 맘껏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충분한 눈요기를 시켜주었다.

또한 모든 장면을 CG로 처리하면서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스펙타클한 전투 장면을 보여주었고, 마치 게임과 같은 감각적인 비주얼은 보는 이들에게 쉴 틈조차 주지 않는다.
하지만 좋게 보면 용맹하고, 나쁘게 보면 융통성이 없는 스파르타의 정신이 마치 대단한 것이라고 강조하는 듯한 내용과 페르시아 군인들을 거의 괴물 같은 형상으로 표현하면서 동양을 얕보는 듯한 서양 중심주의 시각은 영화의 큰 오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휴가철에 이보다 더 좋은 영화는 없을 것이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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