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피드 레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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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피드 레이서
  • 승인 2008.05.0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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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혁명을 향해 무한 질주하다

얼마 전, 신문을 보다가 ‘미국의 패권주의가 끝나 간다’라는 기사를 읽게 되었다. 1990년대 초반 냉전시대가 종식하면서 20년 가까이 미국을 중심으로 해서 모든 것이 재편되었지만 지금은 점차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데 최근 미국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약간씩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로인해 할리우드 영화들의 최근 행보를 보면 아시아권의 영화를 리메이크하거나 아시아권 배우들을 출연시켜 미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 어필하면서 점차 전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이는 할리우드만의 이야기로 전 세계 영화 시장을 좌지우지했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매트릭스>를 연출하면서 아시아 문화를 영화에 접목했던 워쇼스키 형제(현재 형제 중 한 명이 트랜스젠더가 되어 워쇼스키 남매라고도 한다)는 이번에 <스피드 레이서>를 통해 일본 원작 만화에 아시아권 배우들을 대거 포진시키면서 진정한 글로벌 영화를 제작했다.

타고난 재능으로 레이서 세계의 스타로 떠오른 스피드 레이서(에밀 허쉬)는 비리와 음모로 얼룩진 거대기업 로얄튼의 스카우트 제안을 거절한다. 그 대가로 자신의 레이싱 카 ‘마하 5’와 함께 영영 질주하지 못할 위기에 처한다. 이에 스피드 레이서는 토고칸 모터스의 리더 태조(정지훈)의 제안으로 레이서 X(매튜 폭스)와 팀을 이뤄 전설의 경주코스 ‘카사 크리스토 5000’에 출전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정지훈(비)이 출연한다는 소식으로 영화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스피드 레이서>는 매번 현란한 비주얼 이미지를 보여주는 워쇼스키 형제의 작품으로 최첨단의 촬영 기술과 3D CG 기술이 조화를 이루며 기존에 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영상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들의 쿵푸를 하는 일명 ‘카-푸(Car-Fu)’와 레이싱 배틀 등의 장면은 관객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매트릭스>의 철학적인 내용을 기대한 관객들이라면 매우 아쉬워할 정도로 너무나 전형적인 가족 영화의 내용을 답습하고 있고, CG로 점철된 비현실적인 공간은 오히려 많은 세대의 관객들을 아우르는 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단, 우리나라의 정지훈이 ‘토고칸’이라는 한글이 쓰여진 레이서 복을 입고 나오고, 그의 출연 비중이 높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외에도 가수 GOD의 멤버였던 박준형도 잠깐 얼굴을 비춘다.
이상고온으로 일찍 찾아온 더위를 확 날리고 싶다면 <스피드 레이서>의 비주얼 속도에 빠져보는 것을 어떨까. 일본 만화 <마하 고고고>(우리나라에서는 <달려라 번개호>로 출간)가 원작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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