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 DVD] GP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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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 DVD] GP506
  • 승인 2008.07.0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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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사건

7월이다. 벌써 2008년도 반이 훌쩍 지나가고 뜨거운 여름이 도래했지만 반갑지 않은 것은 왜 일까? 여전히 올해도 해 놓은 것 하나도 없이 시간만 흘러 보내고 거기다가 후덥지근한 여름과 한 판 해야 한다는 생각까지 하니 더더욱 걱정이다.
이럴 때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줄 수 있는 공포영화라도 한 편 보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매번 여름마다 찾아오던 한국형 공포영화가 단 2편만 개봉된다고 한다.
한국영화의 침체기 속에서 공포영화 역시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
그래서 올 4월에 개봉하여 깜짝 박스오피스 1위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었던 〈GP506〉을 보면서 더위를 이겨내는 것을 어떨까.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GP가 어떤 곳인지 잘 알겠지만 군대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그곳이 어떤 곳인지 잘 몰라 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쉽게 얘기하자면 GP는 Guard Post의 약자로 비무장지대에 있는 감시초소이며 북한군과의 거리가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비무장지대 내 최전방 경계초소(GP)에서 소대원 21명 중 의식불명 상태의 1명을 제외한 20명이 의문의 몰살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 진상을 수사하기 위해 군 당국은 21명의 수색대를 파견하지만, 폭우로 수색대마저 GP506에 갇히게 된다.

그런데 한 군 장성은 참모총장의 아들인 GP장(유중위)을 찾아오라고 수색대의 노수사관(천호진)에게 명하지만 노수사관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다가 노수사관은 미로 같은 GP를 수색하던 중 발전실에서 살아있는 GP장 유중위(조현재)를 발견하게 된다.
공포영화의 사건은 폐쇄된 공간 속에서 자주 일어난다. 그래서 공포영화들이 주로 집이나 학교와 같이 외부와 쉽게 통제될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분단국가에만 존재하는 GP라는 공간이 사용되는 것을 보니 왠지 가슴 한편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미 월남전에 참전했던 군인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알 포인트〉라는 공포영화를 통해 많은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공수창 감독의 두 번째 군인 공포영화 〈GP506〉은 몇 년 전에 일어났던 28사단의 ‘김일병’ 사건을 모티브 삼아서 연출한 작품이다.

실제로 GP는 연병장 크기만 하다고 하는데 그런 곳에서 외부와 단절된 채 몇 달을 생활해야 하고, 북한군과 대적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누구나 불안한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최대한 이용하여 〈GP506〉은 관객들의 긴장감을 조이면서 결말의 반전을 향해 치닫는다.
하지만 분단국가만이 가질 수 있는 상황을 활용한 공포영화는 개봉 후 영화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리면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영화의 평가는 보는 관객들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초여름의 더위를 긴장감 속에서 조금이나마 떨쳐버릴 수 있다면 좋겠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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