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DEO] 나의 사랑 나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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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나의 사랑 나의 신부
  • 승인 2008.10.1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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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배우 최진실을 추억하며

청명한 가을 하늘, 따사로운 햇살 아래 느닷없이 전해진 뉴스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들을 우리 시대의 대중문화 아이콘이었던 배우 한 명을 떠나보내고 말았다. 그렇게 10월 첫째 주 우리는 그녀에 대한 이야기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너무나 아쉬운 마음에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필자가 최진실의 대단한 팬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은 만우절의 거짓말 같은 사건으로 다가왔고, 앞으로 그녀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최진실이라는 배우가 가진 매력을 한껏 발휘했던 작품으로 필자의 경우 영화의 ‘영’자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영화 공부한다고 어깨에 힘주고 다닐 때 선배님들과 함께 시사회에서 봤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당시 이 영화의 감독이 누군지도 모른 채 박중훈과 최진실이 나온다는 이유로 봤었고, 영화를 보고 나서 ‘뭐 저런 영화가 다 있어’라고 핀잔을 늘어놓기도 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이명세 감독에 대해 알게 되면서 <나의 사랑 나의 신부>라는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고, 최진실이 주연했던 많은 영화들 중에 유독 이 작품에 대한 애착이 강하게 느껴진다.

대학을 졸업하고 작가를 꿈꾸며 출판회사에서 일하는 샐러리맨 영민(박중훈)은 대학 동창생인 미영(최진실)과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 결혼을 하게 된다. 미영은 신혼 첫날밤의 불안함과 공연한 슬픔 때문에 영민을 호텔 방문 앞에 세워놓고 문을 잠궈버리기도 하고, 영민의 도시락밥 위에 콩자반으로 “I LOVE YOU”를 새겨 넣는 등 해프닝의 연속인 달콤하고 행복한 신혼을 즐긴다. 그러나 영화를 보러 만나기로 했던 미영이 옛 직장 상사와 우연히 만난 것을 본 영민은 옛 애인이라고 오해한다. 이 때문에 질투를 느껴, 미영이 친정에 가 집을 비운 사이에 선배인 최작가(김보연)를 유혹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들은 점차 하찮은 일로 다투고 오해와 질투가 쌓여간다.

90년대 초반 어수선한 정치 상황 속에서 나온 신혼부부의 알콩달콩한 이야기인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그 당시 최진실이 가지고 있던 귀여운 이미지와 이명세 감독 특유의 미장센(화면 구성)이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한국영화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또한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조차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던 시대에 나온 영화라 신선함을 충분히 선사해 주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통해 최진실은 우리네 옆집에 살고 있는 평범하면서 착한 언니이자 누나가 되었고, 그녀가 콩자반으로 만든 러브 모양이 들어있는 도시락은 그 당시 도시락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물론 그녀의 실제 삶은 <나의 사랑 나의 신부>처럼 따뜻하고 예쁜 결혼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그녀의 작품을 통해 웃고, 울면서 큰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최진실이라는 이름은 그녀의 영화와 함께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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