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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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더
  • 승인 2009.06.1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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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존재 엄마의 이름으로…

최근 <7급 공무원>이 400만 관객을 동원하고, <박쥐>가 깐느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면서 대내외적으로 한국영화는 끝없는 불황의 늪에서 조금씩 헤어 나오기 시작했다. 거기에 한국영화 최고의 관객을 동원했던 <괴물>의 감독인 봉준호 감독의 신작 <마더>가 2008년 <엄마가 뿔났다>라는 TV 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새로운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국민 탤런트 김혜자씨와 오랜만에 컴백하는 원빈의 만남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큰 기대감을 주었고, 흥행성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승승장구하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거센 공세 속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도를 꾸준히 상승시키고 있다.

읍내 약재상에서 일하는 엄마(김혜자)는 스물여덟살 된 아들 도준(원빈)이 제 앞가림을 못 한 채 자잘한 사고를 치고 다니자 항상 노심초사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소녀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어처구니없이 도준이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 이에 엄마는 아들의 무죄를 위해 백방으로 뛰게 되지만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종결짓고, 무능한 변호사는 돈만 밝힌다. 결국 엄마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믿을 사람 하나 없이 범인을 찾아 나선다.

개인적으로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이번 작품 역시 큰 기대를 갖고 보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마더>라는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요 근래 본 영화 중 최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디테일한 이야기 구성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관객들에게 지루한 틈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를 인터넷에 나돌고 있는 범인이 누구냐라는 스포일러에 귀 기울이면서 단순히 반전이 있는 영화로만 치부한 채 영화를 보다보면 정작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그냥 지루하고 재미없는 영화로 생각 될 수 있다.

그래서 <마더>를 감상할 때는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인 ‘엄마’에 대한 영화임을 다시 한 번 각인하면서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맞추기보다는 아들의 무죄를 위해 헌신하는 엄마의 모습에 좀 더 집중해서 본다면 이 영화를 좀 더 다양하게 읽을 수 있다.
최근 경기 불황 등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대중문화계는 ‘엄마’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가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이것은 아마 많은 이들이 가장 힘들 때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엄마이고, 마음을 열 수 있는 대상이 엄마이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우리의 엄마들은 결코 우리들과 같이 나약해지지 않고, 오히려 이런 상황에 더 굳건해진다. 왜냐하면 엄마이기 때문에…. 이는 영화의 말미에 김혜자가 누군가를 향해 얘기하는 ‘너는 엄마 없니?’라는 대사가 계속 뇌리에 남는 이유이기도 하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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