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영자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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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영자의 전성시대
  • 승인 2009.06.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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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여성들을 위하여~

<천추태후>, <자명고>, <선덕여왕>, <찬란한 유산>, <시티홀>의 공통점은? 현재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TV드라마들이다. 10여 년 전 IMF로 인해 가장으로서 남성들의 지위가 약화되면서 집에만 있던 여성들이 사회로 진출하게 되었고, 그 결과 현 사회에서 여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20~3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은 정말 안타까울 정도로 제대로 대접도 못 받으며 남성들에 의해 운명이 좌지우지 되는 역할이었다. 그 시대의 사회와 역사를 반영하는 영화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충분히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다. <영자의 전성시대>라는 영화도 그 중의 하나다.

월남에서 돌아와 목욕탕에서 때밀이를 하고 있는 창수(송재호)는 경찰서 보호실에서 우연히 영자(염복순)를 만난다. 3년 전 철공소 직공이었던 창수는 심부름으로 갔던 사장집에서 영자를 처음 보고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월남으로 떠나면서 헤어지게 된다. 그동안 영자는 사장집 아들에게 욕을 당하고 쫓겨나 봉제를 배우지만 여직공의 봉급은 너무도 적어서 어쩔 수 없이 술집에서 일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 역시 적응이 잘 안 되어서 버스 안내양이 되지만 불행하게도 만원 버스에서의 사고로 팔을 하나 잃게 된다.

1970년대 이농(離農)현상으로 인해 시골에서 상경한 젊은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한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들은 저임금의 고통 속에서 수없는 타락의 유혹을 참아내며 시골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다. 바로 <영자의 전성시대>는 단지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공부 대신 일을 선택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그 시대 그녀들의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호스티스 영화들이 주류를 이루었던 1970년대에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이 많았지만 대다수 비관적인 결말을 보여주었던 것에 반해 <영자의 전성시대>에서 주인공 영자는 비록 여성으로 밑바닥 삶까지 경험하게 되지만 좌절이 아닌 새로운 삶을 선택하면서 긍정적인 결말을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경기 침체와 불황, 정치적 혼란 등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많이 뒤숭숭할 때 우리 어머니, 누이들이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끝까지 가족들을 책임졌던 시대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면서 지금은 힘들지만 이내 곧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1975년 작인 <영자의 전성시대>는 대한민국의 강한 파워로 성장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한 여성의 삶을 통해 매우 현실적으로 담아낸 영화로 송재호, 최불암 등 낯익은 배우들의 젊었을 때 모습을 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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