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실, 탱자 미성숙과 아닌 완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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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실, 탱자 미성숙과 아닌 완숙과”
  • 승인 2009.07.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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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서 폰시린 2.0% 기준으론 완숙과 수입 어려워
김인락 교수, 한의약 원전 비교·분석 제시

“芸香科 식물의 과실로써 未成熟한 것이 枳實이고, 成熟한 과실이 枳殼이다.”
한 본초학 서적에 나오는 지실과 지각에 대한 설명이다. 본초서는 또한 “지실과 지각은 성미와 귀경이 모두 같아서 세상에는 분별하지 않았으나 魏晋이래로 實과 殼을 분별하여 사용하기 시작했다. 실제 임상에 응용함에 있어서 枳實과 枳殼의 효능·주치에는 구별이 있다”고 부연했다.

宋대까지 지실의 기원식물은 탱자(Poncirus trifoliata)이나 明대 이후로 나온 처방의 지실·지각은 Citrus속일 가능성이 크다.
동의대 한의대 김인락 교수는 “역사적으로 枳實은 神農本草經에, 枳殼은 唐대의 唐本草(新修本草)·宋대의 圖經本草·明대의 本草綱目에서 기원에 대한 해석을 달리해 왔다”며 “枳殼이 든 처방을 운용할 때 그 처방이 언제 만들어졌는가를 고려하지 않고, 현재기준을 적용하면 바른 약효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것이 아니다. 올바른 지실의 수급에 곤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한의사들은 지실은 ‘탱자의 어린 것’이라는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애지실’이라는 품종이 등장해 조금 비싸게 팔린다.
각국의 공정서에서 지각은 익기 전으로, 지실은 이보다 앞선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익기 前’과 ‘이보다 앞선’의 기준이 뭐냐가 문제다.

“名醫別錄에는 음력 9~10월에 채취한다 하였다. 圖經本草에도 가을에 열매가 익는다고 9~10월에 채취하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리고 7~8월에 채취하는 것이나, 시중의 어린 것을 枳實로 사용하는 것은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동의보감에는 지실과 지각의 구분이 없으나 7~8월에 채취한다고 기록돼 있다. 이는 양력 9~10월이므로 완숙과에 가깝다.” 미숙과를 한의학 원전에 나오는 원리에 따라 지실로 써서는 안 된다는 김인락 교수의 말이다.

한약재 시장 상황은 어떤가? 임상경험을 통해 한의사들이 지실·애지실·흑지실을 분류해 환자들에게 투약하고 있겠지만 기전과 약이 다를 경우 이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지실은 국내에서도 재배되고 있지만 양이 작아 한약재로 활용에 한계가 있다.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런데 지실의 정밀검사 기준은 폰시린 2.0%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폰시린은 어린 미숙과일수록 기준에 만족한다. 오래되면 폰시린 함량이 떨어져 어린 것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당연히 수입업자들은 규정에 맞는 미성숙 지실을 들여온다.

국산의 경우 도매업소에서 자가포장(무검사)할 수 있기 때문에 한의사가 원하는 품질의 지실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물량이 부족하다. 한 한약제조업소 사장은 “큰 지실을 원하는 한의사들은 늘고 있는데 약재를 구할 길이 없다”고 한탄했다.
결국 지실의 정밀시험 기준, 폰시린 2.0%이상으로 인해 行氣藥 지실에 제 구실을 하고 있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김인락 교수는 “明대 이후 나온 처방의 枳實·枳殼은 Citrus속일 가능성이 크다”며 “宋대까지 지실의 기원식물은 탱자(Poncirus trifoliata)이며, 미성과가 아닌 완숙과”라고 지적했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jemin@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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