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좌담- “개‧폐업 많아 한의원 파악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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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좌담- “개‧폐업 많아 한의원 파악도 어렵다”
  • 승인 2010.03.0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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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전선 구축 절실… 회무 참여도 높여 단결력 키워야

“개‧폐업 많아 한의원 파악도 어렵다”
공동 전선 구축 절실… 회무 참여도 높여 단결력 키워야
장학사업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 실시… 지역신문 광고

특별 좌담회: 지역 한의계 현안 무엇인가

참석: 황인진 경기도 성남시한의사회 회장
          김언국 경기도 광주시한의사회 회장
          최성우 경기도 하남시한의사회 회장

장소 및 일시: 2월26일 성남시한의사회 회의실

진행: 강근주 편집국장

온도차가 이외로 컸다. 전문의제, 협진제 등 현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대도시와는 사뭇 달랐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반응이 같을지라도 배경에서 사뭇 차이가 났다. 지역 특성이 작용한 때문이다. 중앙회가 과연 중소 도시의 정서와 형편, 실제적 어려움을 정책에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궁금증이 확 밀려들었다. 차기 협회장은 정기적으로 지역 한의계를 답사하고 필요할 경우 현장강화도 필요해 보인다.

-불황의 골이 깊다. 게다가 격변이다. 개원가 실태는 어떤가.

황인진 회장.  
황인진= 폐업과 개업 등 이직율이 높아 한의원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다 보니 회무 참여도가 떨어진다. 40여개 한의원은 아예 협회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김언국= 광주도 비슷하다. 땅은 넓고 저소득층과 노인이 많다. 의료소비는 주로 근접한 강남이나 분당에서 이뤄진다. 준 양방종합병원이 두 개나 망하고 나갔다.
최성우= 하남은 땅이 좁지만 인구가 밀집돼 있다. 그러나 잠실, 강남, 성남이 가깝다 보니 목돈은 나가서 쓰고 돌아온다. 게다가 대형화된 양방병원과의 경쟁도 쉽지 않다. 이런 곳에서는 불법 침, IMS 이런 걸 해준다. 노인의 경우 1,200원에 물리치료부터 안마까지 다 해주니까 즐기러 병원 간다.

-개원가는 어려울수록 협회를 바라보게 돼있다. 혹시 비빌 언덕을 제공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불황 타개책은 설정했나.
황= 공동구매 외에 두 가지를 잡았는데, 하나는 대외적으로 홍삼과 맞서는 것이다. 부딪혀 깨질망정 홍삼은 모든 체질에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지역 신문에 적극적으로 광고하기로 했다. 또 하나는 자주 모이는 것이다. 얼굴을 봐야 지혜를 짜낼 수 있다.
김= 장학사업, 외국인 노동자들 무료진료 사업 등을 통해 한의사의 존재를 지역사회에 알리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모임 참여도 역시 높일 생각이다. 신년모임을 준비하면서 일일이 전화하고 USB 12G 선물로 드린다고 했더니 2군데 빼고 다 왔다. 올해는 2달에 한 번씩 만나기로 했다. 인터넷 카페도 적극 이용하기로 했다. 신년모임 사진도 많이 올렸다.
최= 하남시도 단합이 제1의 목표다. 숫자가 적은데도 30~40%밖에 참여 안한다. 젊은 한의사들은 얼굴 보기도 어렵다. 광주처럼 전화도 하고 선물도 주고 해야겠다.

-연대가 약한 건 세대 간 장벽이 높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불통의 주된 원인은 무엇이라 분석하나.
최= 빈부 격차 때문이다. 경영상태가 안 좋으니까 모임에도 안 나오고, 나와도 신바람 나지 않는다. 솔직히 그렇다.
황= 요즘 새내기 한의사들은 이기주의 유전자가 들어있는 것 같다. 내 생활에 왜 간섭하느냐는 성향도 강하다. 그래도 계속 부딪혀야 불통을 넘어설 수 있다.
김= 한의사들에게도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말하듯 따뜻하게 일깨워 주는 어른이 필요하다.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선배들을 초빙해 말씀 듣는 기회가 잦으면 자연스레 상징적인 어른들이 만들어 질 것이다.

“새내기 한의사들은 이기주의 유전자를 지닌 것 같다. 내 생활에 왜 간섭하느냐는 성향도 강하다. 그래도 계속 부딪혀야 불통을 넘어설 수 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대민봉사는 잘 이뤄지나. 대민봉사야말로 간접 마케팅의 일환이자 오피니언 리더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길이다.
황= 작년에 의사협회 정기 총회를 보고 감동 먹었다. 28개 학교의 학부모와 선생님을 초대해서 학생들에게 10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하더라. 그런데 장학금은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5만원씩 모금한 거였다. 우리도 그거 벤치마킹해서 300만원을 중학생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반응이 좋았다. 지금도 5만원씩 모금하고 있다. 벌써 100구좌가 넘었다.
최= 치과협회는 구강의 날이 오면 학생들에게 무료 봉사한다. 한의사들이 학생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도 좋은 것이다. 침의 날, 뜸의 날, 한방의 날 등 계기로 활용하면 되지 않을까. 돈 안들이고 이미지 개선할 수 있는 사업이다.

-한의계도 이제 무한 경쟁시대로 돌입한 느낌이다. 21세기 한의학에 대한 요구도 늘고 있다. 한의사들은 어떤 정신무장이 필요하다고 보나.
황= 문만 쳐다보지 말고 문을 열고 적극적으로 환자를 찾아나서야 한다. 개방적인 태도와 열린 의식이 필요한 것이다. 한의계는 무슨 피해의식인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최성우 회장.
최= 대중화를 추구해야 한다. 비싸게 받을 건 비싸게 받더라도 제도 속으로 들어가 한의원 문턱을 낮춰야 한다. 한약을 먹으란다고 한의원에 안가는 분도 많다. 한약을 보험에 넣어야 한다.
황= 보험급여가 되면 대중이 한약에 대해 친밀도를 가질 것이다. 한의약 분업 등 복잡한 문제가 있겠지만 첩약보험 등을 실시해 제도권으로 한의계가 들어갈 필요가 있다.
최= 의료보험에 한약이 들어가면 당장의 수익은 떨어지더라도 한약의 우수성을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그렇게 되면 정부가 유사업자 등 주변을 정리해줄 것이고 한의사도 의료인으로서 안정될 것이다.

“치과협회는 구강의 날이 오면 학생들에게 무료 봉사한다. 우리도 한방의 달에 학교를 찾아가자. 돈 안들이고 이미지 개선할 수 있는 사업이다.”

-KCD가 도입됐다. 점차 적응돼 가나.
황= KCD가 시행됐지만 진료행위가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진단서 뽑을 때나 소견서 끊을 때 편리하다. 물론 그 원리를 다 공부하려면 어렵다. 그냥 예전과 똑같다는 인식으로 기록만 바꾸면 편하다. 협회가 잘한 일이다.
최= 이제 의사와 소통이 되는 거다.
김= 제도권 주류에 근접한 것이다. 지금 U코드는 실용성이 떨어진다. 학술적 의미이지 임상적인 의미는 희박하다.
황= U코드 KCD, 반반 쓰고 있다. U코드도 많이 써야 안 없어진다고 들었다.

-KCD 도입을 계기로 현대 의료기기 사용과 의료기사지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김= 광주 개원가 규모와는 맞지 않아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최= 제도권으로 점점 들어가 물리치료 규제를 풀어나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다. 물밑 작업이 더 필요하다.
황= 시기상조라는 게 임상가의 인식이다. 우선 의료기사 월급을 줄만한 상황이 조성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협진제에 대한 전망은 어찌 보나.
최= 동등하다는 조건이라면 좋다. 뜬구름 잡는 듯한 지금의 한의학 진단법은 개선돼야 한다. 바로바로 시각화하고 데이터화해야 신뢰를 높일 수 있다.
황= 간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도 한약을 쓸 수 있는데 양의들은 먹지 말라고 해 환자는 혼란스러워 한다. 협진은 한의사와 양의사의 소통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최= 경영상 이익을 위해 한방을 흡수하려는 양방도 있다. 그런 의미 말고 양측이 동등하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한방 전문의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경험 많은 개원의들에게 전문의 자격증을 줘야 한다.

-전문의 과목 신설 문제를 둘러싸고 한의계가 한바탕 시끄러웠다. 지금은 잠시 수면 밑으로 잠복했는데, 언제 터질지 모를 뇌관과 같다.
황= 양방 가정의학과는 이미 양방 내과나 소아과와 적이 됐다. 한방가정의학과도 그렇게 될 것이다. 남이 실패한 사례를 굳이 따라갈 필요는 없다. 차라리 추나 전문의 정도가 낫다.
최= 영상의학과처럼 한방영상진단과도 필요하다.
김= 현재의 전문의 제도는 임상가에서 큰 의미가 없다. 몇년 전에는 인정의도 활기를 띄는 듯했지만 지금은 흐지부지됐다. 전문의가 되지 못한 개원의를 구제하려는 측면인데, 라이센스에 힘이 없는 게 현실이다.
황= 애매한 인정의 말고 피 터지게 공부시켜 자격증을 따게 해야 한다. 올해 못 따면 재수해서 실력으로 다시 따게. 수련의 못잖게 강력한 보수교육을 받고 난 뒤 시험을 보게 해야 한다.
최= 전문의제 없애고 한의대를 10년 과정으로 만들어도 될 것이다. 지금 6년 과정은 너무 짧아 밖에 나와 새로 배운다. 척추진단교정학회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임상을 할수록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의학 특성을 진짜 제대로 공부해 뼈대 있는 한의사가 되는 것이 진정한 전문의다. 정신 없이 양방만 따라가다 보면 결국 죽게 된다.

-차기 한의협 중앙회장의 미덕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황= 어려운 시기에 인물이 나온다고 했다. 카리스마 있는 분이 강력하게 정책을 추진했으면 싶다.
김언국 회장.
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강력하면서도 엣지 있게 정책을 도출해내 회원들의 관심을 모아야 한다. 대의도 중요하지만 인간적으로 다가가 마음을 열 수 있는 회자이면 좋겠다.
최= 난세 영웅이라 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어려운 한의계를 부흥시켜 주기 바란다.

“임플란트 같은 신의료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임플란트 하나로 치과 전체가 버티고 있지 않나. 한의사 전체가 활용할 블루오션 개척이 매우 절실하다.”

-중앙에서 추진했으면 하는 제1 사업은 무엇인가.
황= 새로운 영역 창출은 고사하고 기존 영역이라도 잘 지키자는 얘기가 많다. 요즘은 가정용 의료기기 업체까지 우리 영역을 야금야금 먹어 들어오고 있다. 게다가 성남의 경우 거의 모든 정형외과에서 침을 놓고 있다. 목욕탕이나 안마시술소에서도 몇 만원씩 받고 부항을 떠준다.
최= 협회는 불법 의료행위 단속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솔직히 한의사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사람도 있다. 이러다가는 봉고차 사가지고 침, 뜸 놓는다고 써 붙이고 돌아다녀야 할지도 모르겠다.
황= 교통사고 보험 쪽은 블루오션인데 잘 활용되지 않고 있다. 협회의 홍보기능이 미약한 탓이다. 산재보험의 경우 아직 보험처리가 안되는데, 협회는 이런 블루오션을 찾고 돌파해야 한다.
김= 우리도 임플란트 같은 신의료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임플란트 하나로 치과 전체가 버티고 있지 않나. 한의사 전체가 활용할 수 있는 블루오션 개척이 매우 중요하다.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정책 개발도 중요하다. 장기요양보험을 잘 활용하면 빈부를 떠나 혜택이 많다.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의미다. 양방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우리도 두드리면 열린텐데 사업적 마인드가 떨어지는 것 같다. 협회가 한의사들의 사업적 마인드를 키워주는 세미나를 자주 열면 좋겠다.
황= 한의사이지만 협회에 가입하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다.
김= 협회는 회비 걷는 기술을 좀 개발했으면 싶다. 회원 90% 정도가 회비를 내면 15만원 정도로 회비를 낮출 수 있다. 지금 상태라면 연회비는 더 올라갈 것이고 그나마 회비 내던 회원들도 외면할 것이다. 얘기하다 보니 협회가 할 일 진짜 많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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