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읽기-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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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 승인 2010.10.0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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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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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
그대 진정 원했던 삶은 무엇인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감독: 라이언 머피
출연: 줄리아 로버츠, 제임스 프랭코, 하비에르 바르뎀

그토록 무더웠던 여름이 언제였냐는 듯 쌀쌀한 가을 날씨가 한창이다. 이런 일교차가 큰 날씨는 많은 사람에게 감기와 함께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을 불어 넣으며 싱숭생숭한 나날을 보내게 한다. 특히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난 뒤 내년 설날까지 더 이상의 연휴가 없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고 난 후부터 이러한 생각이 더욱 커지는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아 내 맘대로 되지는 않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잠깐이나마 가을의 자연을 만끽하는 자세가 필요할 듯하다.

하지만 현실과의 싸움에서 과감하게 이겨낸 후 자신의 모든 것에서 벗어나 만인이 꿈꾸는 이상을 몸소 체험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다>의 주인공이 그런 경우로 그녀는 자신의 일과 가족, 사랑을 모두 버리고 자신을 찾기 위해 낯선 나라로의 여행을 선택한다.

안정적인 직장, 번듯한 남편, 맨해튼의 아파트까지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지만 언젠가부터 이게 정말 자신이 원했던 삶인지 의문이 생긴 서른한 살의 저널리스트 리즈(줄리아 로버츠)는 진짜 자신을 되찾고 싶어 용기를 내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무작정 1년 간의 긴 여행을 떠나게 된다. 리즈는 이탈리아에서 신나게 먹고, 인도에서 뜨겁게 기도하고, 발리에서 자유롭게 사랑하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줄거리를 보면 마치 스포일러인 것처럼 영화의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영화 속 주인공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제목처럼 세 나라에서 나름대로의 미션을 하나씩 수행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들과 소통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만끽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되새기며 반성하기도 하고, 타인들의 삶을 통해 새로운 자신감을 갖기도 하면서 점차 자신을 찾게 된다.

그러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분명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주제인데도 아쉽게도 멋진 풍광을 기대했던 많은 관객들의 생각과는 달리 영화는 전반적으로 밋밋하여 지루하다고 느끼는 관객들도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 입장에서 보면 잘 살고 있는 주인공이 왜 모든 것을 버리고 일상에서 탈출해야만 하는가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어 주인공의 고민들이 관객들에게 쉽사리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찬바람이 느껴지는 이 가을, 빡빡한 현실을 떠나 자신만의 삶을 찾고 싶은 관객들이 있다면 떠나기 전 한 번쯤 볼만한 영화이다. 만약 떠나고 싶지만 못 떠나는 관객들이 있다면 필자처럼 ‘먹고, 보고, 즐겨라’와 같은 자신만의 3단어 제목을 만들어 상상 속에서나마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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