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론 궁금증 풀어주는 講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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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론 궁금증 풀어주는 講論
  • 승인 2010.12.0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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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안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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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경코드 3

 

의서당

 

아직은 秋色이 한창이었던 약 3개월 전쯤, 제 홈페이지를 통해 뜻밖의 e메일을 1통 받았습니다. 내용인즉슨, 이번에 소개하는 이 책의 저자인 최병권 원장님이 저에게 자신이 수년간 연구했던 「傷寒論」에 관련된 견해를 한 번 검토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세부 전공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냥 내치기는 어려워, 일단 그렇게 하겠노라 답장을 보냈습니다.

조금은 건성으로 대답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A4지 30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한글 파일이 되돌아왔습니다. 그간 특별한 친교가 없었던 후배의 제안을 별다른 고민 없이 덥석 받아들인 죄(?!) 치고는, 치러야 할 시간의 대가가 너무 크지 않을까라는 일말의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속 좁은 생각은 글을 읽어나가며 이내 행복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질병(혹은 병증)의 발생과 전변에 대한 재기 넘치는 주장도 무척 흥미로웠거니와, 명색이 신계내과 주임교수로서 여전히 의문 가득했던 방광과 삼초에 대한 궁금증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장중경 코드 3」은 이전에 출간되었던 「장중경 코드 1, 2」와는 완전히 다른 책입니다. 이전의 「장중경 코드 1, 2」가 吉益東洞의 「藥徵』, 吉益南涯의 「傷寒論精義」 등을 우리말로 옮긴 뒤 편역자의 주장을 약간 덧붙인 소위 ‘譯疎’ 성격의 글임에 반해, 「장중경 코드 3」은 계림 고본의 「傷寒論」을 방편으로 삼아 한의학 전반에 대한 편저자의 의견을 마음껏 펼친 소위 ‘講論’ 성격의 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자가 각고의 노력으로 쌓아올린 인체관·의학관·질병관의 精髓는 당연히 이전 글보다는 이번 글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저는 이번 책이 그동안 저자가 펴낸 여러 勞作 중 가장 돋보이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 책에는 우리 한의학도들이 지금까지 접해 본 바와는 다른, 상당히 생소한 내용들이 많이 실려 있습니다. 가령, 외감병 초기의 여러 증상들은 표층 순환계의 장애로 일어나는 현상이라거나, 병증(혹은 질병)은 림프계에서 발생해서 혈관계로 전변되는 것이라거나, 치료는 인체의 神氣를 바탕으로 삼아야 된다는 등의 견해는 한의계에서 최병권 원장님에 의해 거의 최초로 제기되는 내용인 까닭입니다. 학계에서 저자의 주장을 얼마나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원고를 먼저 접해 본 저로서는 충분히 精讀·必讀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학설로는 풀지 못했던 「傷寒論」과 관련된 의문점들에 대해, 한의사라면 거의 대부분 수긍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안세영 / 경희대학교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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