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시대에 성공한 한의사
상태바
첨단시대에 성공한 한의사
  • 승인 2011.01.01 1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영규

권영규

contributor@http://


지난 칼럼에서 첨단시대의 한의사 존재이유의 한 단면을 지적하면서, ‘기계화되고 전문화되는 과정에서 의사와 환자의 직접적인 소통이 단절되고 거대화된 병원시스템에서 왜소해지는 현대의 환자들이 신뢰하고 존경하는 의사가 될 수 있는’ 수단으로 히포크라테스시대 의사와 같이 ‘환자와의 직접적인 신체접촉과 환자에 대한 전적인 관심’임을 강조하였다. 이에 대하여 ‘무당’, ‘마사지’ 등의 의미로 받아들인 댓글을 보면서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첨단이라는 표현에 과학기술의 첨단기기를 이용하거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확인 후 로봇을 이용한 수술 등의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첨단시대라 하더라도 고전의 지혜를 바탕으로 전통을 지키는 분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아무리 첨단으로 기계화를 시도하더라도 사람을 대체할 수 없는 분야가 있다. 특히 사람을 상대하는 의학분야는 말할 필요도 없다.

힘들다는 개원의가 늘어나지만 성공(?)한 한의사를 선망하는 사람은 아직도 넘친다. 이윤만 추구하는 사업가가 아니라면 아무리 힘들어도 ‘의사로서의 마지막 자존감은 포기하지 않는 기준’에서 보면 한의사는 여전히 보람 있는 직업이다. 성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첨단시대 성공한 한의사의 특징 몇 가지를 제시해 본다.

한의사로서 의무는 다 하지만 한의사를 만나지 않는다.

한의학에 국한하지 않고 오히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생산적인 활동에 집중하는 특징이 있다. 동일집단의 내적 교류보다 타 분야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으며 자기 분야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발전적인 대안을 마련한다. 필요하면 해외의 전문가를 찾아가는 열정이 있으며 자신이 얻은 새로운 지식을 동료들에게 적극 소개한다.

양의사들과 잘 어울리고 그들이 환자를 소개해 준다.

의료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중고교 친구들을 직접 치료하는 기회가 있을 때 확실한 효과를 보여주고, 서양의학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그들과 소통하며 의료전문가로서 동반자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환자를 소개받고 치료결과를 함께 확인하여 서로의 필요성을 인정받는다. 서구의 통합의학 모델처럼 특정질환에 대한 전문가 협업 모델을 만들거나, 한방이 중심이 되고 양방이 지원하는 형태를 만들어 간다.

한·양방을 구분하지 않고 환자에게 필요한 것이면 적극적으로 제안한다.

기존의 병의원 중심의 의료개념을 환자중심으로 전환하고, 한·양방을 대립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단계별 혹은 개인별로 조화시켜 치료에 적용한다. 또한 특정질환에 필요한 음식, 섭생, 정신, 운동 등 예방이나 건강증진에 관한 종합적인 정보를 환자들에게 제공한다.

환자들을 가족처럼 대하며 스스로 늘 건강하다.

환자들과 관계가 마치 이웃사촌과 같이 가까워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한의사 스스로 심신이 건강하여 건강의 비결이 궁금한 모델이다. 성공의 특징을 모두 갖춘 한의사가 드물지만, 한 가지씩 장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장점을 바탕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간다면 한의사를 선망의 직업으로 생각하는 후배들에게 성공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성공한 한의사들은 한 측면을 강조한다고 하여 다른 특징이 필요 없지 않음을 알고 있는 것 같다.

권영규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