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과 반목 극복 위해 회원 간 소통 중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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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반목 극복 위해 회원 간 소통 중시해야
  • 승인 2011.03.0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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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한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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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대한한의학회 발전을 위한 제언

저는 개인적으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학술이사와 제도이사로서 대한한의학회와 인연이 있었고, 미력이나마 학회 발전에 기여하고자 열정과 진심을 품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재주의 부족과 경험의 일천함, 그리고 전심전력을 다하지 못한 중죄를 짓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 자신이 조직 속에 있을 때는 작게 느껴졌던 부분들이 한걸음 나와서 분과학회 평의원으로서 총회에 참석해 보니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뼈저린 반성도 있었고, 최근 더 많이 엇나가 버린 현실에 대한 통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저 자신에 대한 반성의 글이며, 새로이 출범하는 한의학회에 대한 애정이기도 합니다.

학술의 장이 아닌 정치판(?)으로 전락

이 글을 쓰면서 많은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이미 작고하신 박찬국 회장님 당시, 학회를 한의협 산하부서에서 독립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과 논의들, 그 이후 저 스스로 학술부분이나 제도부분에서 오판하거나 무능했던 부분에 대한 반성이 또한 머리를 스쳐갔습니다. 아마 신임 한의학회장님께서 이사로 참여하셨던 10여년 전의 기억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학회를 한 사람의 회원입장에서 바라보니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보이는 것은 ‘학회가 학술의 장이 아닌 정치판으로 전락한 느낌’임을 버릴 수 없습니다. 10년 전 초심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자 꿈꾸었던 모든 한의사들이 하나 이상의 학회에서 한 가지 이상의 한의학의 가치를 발굴하고 한의학을 발전시키자고 했던 지난날의 꿈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과연 한의학회는 한의계의 유일한 학회 연합체로서 한의학술을 대표하고, 40여개의 분과학회를 대표하고 있는 것인가요?

한의학회장 사퇴 과정에서 보여진 문제들

학회 회칙 제2조에 한의학회의 존재 이유를 한의학 발전과 분과별 학회의 지원 및 회원 상호간의 유대강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과연 현재의 우리 학회는 한의학술을 장려하고 진흥하며, 회원 상호간의 소통과 상호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로서의 기능을 잘 수행하고 있습니까? 과연 우리 자신은 그렇게 실감하고 있나요? 우리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요? 아님 이미 우리가 함께 꿈꾸고 있는 것은 없는 것일까요?

지난 평의원총회에서 보여 주었던 한의학회 이사회에서 제안한 회칙과 정관 등이 평의원총회에서 부결되고, 이후 한의학회장의 사퇴 등의 과정에서 보여준 학회의 모습은 아름다운 것인가요? 운영이사회는 어찌하여 분과학회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한 안을 평의원총회에 들고 왔으며, 일부 분과학회가 보여준 문제제기는 과연 상호 신뢰와 존중, 그리고 민주적 절차를 통한 바람직한 방식이었는가요?

어찌하였든 지난 26일 평의원총회에서 새로운 회장이 선출되었고, 새로운 정관을 승인하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결정이 모든 회원들의 찬성이 아닌 일부 회원들의 반대를 가지고 있는 다소 불완전한 결정이었습니다. 새로운 학회장의 선출에는 60%만이 지지했습니다. 40%의 반대가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학회를 건설해 나가야하는 힘든 상황에 있는 것이지요. 꿈이 이루어지려면 함께 꿈꾸는 사람이 많아지고, 현실화하려는 열정과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학회 인준과정에서의 문제점 노출

지난해 3월 13일에는 제8회 학술상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현재 이름은 학술대상이 되었지요. 그러면 그 권위는 그만큼 커진 것이겠지요? 수상에 대한 자긍심도 더 커졌겠지요? 과연 그런가요? 학교에 있는 저조차 이름만 커진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비단 저만의 기우였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한의학회가 주는 학술대상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한의학술상으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 다른 모든 나라의 전통의학자들의 관심과 부러움을 사는 상으로 성장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수상자는 연구자로서 일생의 무한한 영광이 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해 말 정회원과 준회원 분과학회의 인준 및 취소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가 일부 있었습니다. 평가의 과정이 공개적이고, 엄정하며, 그 결과가 동의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와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이 평가의 과정은 학회를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아니라 분쟁을 야기하고 내부 결속을 해치는 나쁜 결과를 초래할 것은 너무나도 뻔한 이치이지요. 이미 일각에서는 형평성과 엄정성 모두에서 심각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이 모두가 신임 집행부의 숙제입니다.

대한한의학회가 가야할 방향은?

대한한의학회는 학술분야의 정책기획기능이 강화되어야 하며, 학술사업에 매진하여야 합니다. 한약의 안전성 문제, 치료의학으로서의 한의학의 발전에 기여하고, 분과학회 등과 소통해야 합니다.

대한한의학회는 분과별 학회들과 소통하고 분과별 학회를 지원하여 한의학술활동을 고양시켜야합니다. 대한한의학회지를 국제적 수준의 학술지로 격상시켜야하고, 분과별 학회의 학술지 발간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한의사 회원들에게 전국한의학학술대회와 분과별 학회의 보수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통하여 모든 회원들에게 실질적으로 긴요하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제공해야 합니다.

한의학용어 표준화사업을 통해 표준한의학용어를 제정 혹은 개정하고 이를 책자와 웹페이지를 통하여 교육하고 보급해야 합니다. 임상진료지침 개발을 위한 표준지침서를 개발해 질환별 임상진료지침 개발의 표준화된 도구를 제공하고 진료지침개발을 선도하며, 격려하고 지원하여야 합니다. 대한한의학회 학술상의 심사기준을 정비하고, 권위 있는 심사인단을 구성하며, 학술상의 가치를 제고해야 합니다.

새로운 학회 집행부가 시작하면서 지난날의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고, 새로운 꿈을 함께 꾸고 여럿이 한 걸음씩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한창호 / 동국대 한의대 한방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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