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강론(65) - 풍산점(風山漸)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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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강론(65) - 풍산점(風山漸) ①
  • 승인 2011.03.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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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수

박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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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로 여자가 결혼하는 것 같으니 이롭고 바르게 함에 좋은 것이라 (漸 女歸 吉利貞).

 

주역(周易)에서 중산간(重山艮)괘 다음에 오는 괘는 풍산점(風山漸)괘입니다. 항상 멈춰있을 수 만은 없기 때문에 한동안 정지해 있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문득 나아가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산간(重山艮)괘 다음에 풍산점(風山漸)괘가 온다고 서괘전(序卦傳)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艮者 止也 物不可以終止 故 受之以漸 漸者 進也).

이 풍산점(風山漸)괘를 처음 설명하기로는 “점차로 여자가 결혼하는 것 같으니 이롭고 바르게 함에 좋은 것이라(漸 女歸 吉利貞)”고 하였습니다.

그쳐 있다가(艮者 止也) 움직여 나아갈 때는(漸者 進也) 너무 서두르면 안 됩니다. 천천히, 마치 여자가 혼인을 준비하여 나아가듯 차근차근 해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차근차근한 것이 이로우면서도 바르게 할 수 있기에 좋다는 것입니다(吉利貞).

풍산점(風山漸)괘를 판단하여 말하기로는(彖曰) “차근차근 나아감이 여자의 혼인함과 같이 좋은 것인데, 나아감에 제자리를 찾아 가고 공을 쌓아감인지라. 나아갈 때 바르게 함으로써 가히 나라의 어지러움도 해소할 수 있으며 제자리를 찾아 감에 굳건하여 중도를 잃지 않음이라. 성급하지 않고 겸손함이 있는 움직임이기 때문에 어려움에 빠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漸之進也 女歸吉也 進得位 往有功也 進以正 可以正邦也 其位剛得中也 止而巽 動不窮也)”라고 하였습니다.

풍산점(風山漸)괘의 모양을 보고 말하기로는(象曰) “산 위로 나무가 자라있는 모습이 점차로 진행됨과 같으니 지혜로운 사람들이 이와 같이 현명한 덕에 바탕하여 착한세상을 만들어 감이라(山上有木 漸 君子以 居賢德 善俗)”고 하였습니다.

산에 있는 나무는 번개치듯, 천둥치듯 빨리빨리 자라지 않습니다. 천천히 자라서 어느덧 산 위로 올라가 있습니다. 그와 같이 순차적으로, 차근차근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어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때로는 이와 같은 차근차근함에 바탕을 둘 필요도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풍산점(風山漸)괘의 첫 번째 음효(初六)에 대해서 설명하기로는 “기러기가 물가에 나아감이니 어린아이의 위태로움과 비슷하여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있을 수 있으나 허물은 없으리라. 이는 그 뜻이 바르기 때문이다(鴻漸于干 小子 有言 无咎  象曰 小子之  義无咎也)”라고 하였습니다.

이제 막 다 자란 기러기가 드디어 먼 곳으로 날아가려 할 때 처음에는 멀리 가지 못하고 조금 날다가는 물가에 앉아 쉬게 됩니다. 차근차근 날아가는 연습을 해야 할 것입니다.

어린 여자아이가 어느덧 자라서 벌써 시집갈 준비를 하게 되면 주변에서 말들이 오고가게 돼있습니다. 그러나 미혼의 여자가 혼례를 준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바른 일이기 때문에 잘못됨은 없다는 것이지요. <계속>

 박완수 / 경원대 한의대 병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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