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국회 제2 한의진료실이 주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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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국회 제2 한의진료실이 주는 희망
  • 승인 2003.05.1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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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는 오랜 탄압과 소외의 역사를 살아온 결과 대체로 패배의식에 젖어 있다는 지적을 받곤 한다.

사실 어떤 일을 할 때 스스로 하기에 앞서 안 된다는 생각이 먼저 앞서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한의정책을 기획하는 사람들은 ‘그네들이 누군데 되겠어요?’, ‘그냥 찔러나 보는 거죠‘ 등 맥없는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상황이 좀더 절박하면 일단 총궐기에 나서 우여곡절끝에 한방관련 기구나 제도를 얻어낸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다. 더 이상의 개선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방치시키기 일쑤다. 다른 단체와 형평성있는 대접을 받은 것으로 만족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한의계는 매사가 “의사, 치과의사” 조항에 “또는 한의사”라는 조항을 삽입하는 데 주요한 관심을 보일 뿐 선례가 없는 새로운 사태에 직면하여 창의적으로 제도를 창안해서 자신의 학문과 권리를 지켜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다행히 5월 12일에 진료를 시작하는 국회의 제2한의진료실 추가신설은 한의계가 이전에 했던 일 추진 방식과는 약간 다르다는 점에서 한의계의 미래가 다소 희망적이다.

국회 한의진료실은 지난해 9월만 해도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이때는 침구사들이 국회의원회관에 침구진료실을 개설해놓고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을 지근거리에서 진료하고 있는데 반해 한의진료실은 국회사무처가 있는 본관에 개설돼 한의진료실의 위치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던 시기였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한의진료실의 이전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국회사무처의 요구에 의해 신설됐기 때문에 한의계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지금 좀처럼 불가능할 것 같은 국회 제2한의진료실이 문을 열었다. 이전도 아닌 추가신설의 형식으로 말이다. 개설 필요성을 끊임없이 설득한 게 주효했으리라 짐작된다.

일을 진척시키는 데 시스템만큼 효율적인 것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개개인의 노력이 과소평가될 수는 없는 일이다. 자신감을 갖고 논리정연하게 일을 추진시켜가다보면 좋은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모 장관의 말대로 내 안에 기준이 있으면 어디서나 당당할 수 있는 법이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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