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 가격 보름새 40%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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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 가격 보름새 40% 급등
  • 승인 2003.05.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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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스에 가수요 겹쳐 품귀 현상 초래
가격 하락 후 완만한 상승 이어질 전망


사스가 한약재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중국에서 사스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공개된 처방의 한약재는 물론이고 처방과 관계없는 품목, 국내에서 재배되는 한약재까지도 덩달아 치솟아 4월 20일부터 보름간 약 40% 이상 치솟았다.

6일 현재 600g 한 근의 수입가를 기준으로 값이 크게 치솟은 한약재로는 백강잠(1,500원→2만1,000원), 금은화(2,700원→1만5,000원), 연교(2,000→6,000원), 길경(1,800→7,000원) 등을 들 수 있다. 또 중국현지에서 1,000원 미만이었던 갈근, 곽향, 박하도 2~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소비량이 많은 창·백출의 경우 보름 전에 1,000원 이하에 거래 됐으나 현재 3,000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며 “그것도 친분이 있는 약업사 등에만 소량씩 공급하고 있어 마치 전시상황을 연출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수입과 제조업을 하고 있는 다른 관계자는 “주문이 들어온 길경을 3,000원에 약업사 등에 판매하고, 다음날 물건을 주문하려고 산지시세를 알아보니 가공하지도 않은 것이 3,500원이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 가격은 중국 현지에서 형성된 가격일 뿐 국내로 들어오는 물량은 거의 없다.

한약재 유통업계에서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사스가 진정기미를 보여 한약재 파동도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소식통에 의하면 올 가을에도 사스가 다시 등장할 것을 우려해 중국정부가 사스 처방에 들어가는 한약재의 수급을 계속 통제할 방침이라고 전해 한약재 파동의 추이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수입약의 파장에 이어 국내에서는 가수요도 일고 있고, 일부에서는 사재기 경향도 나타나고 있어 한방의료기관의 진료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한의원은 약 2~3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의 한약재를 보유하고 있고,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소비량이 적은 것부터였기 때문에 급격한 파장은 아직 미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그러나 중국의 사스 파동이 2개월 이상 지속 될 경우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소비자가격 급등이 더딘 이유중 하나는 다빈도 한약재 중 품질이 떨어져 재고로 남아 있던 것들이 원산지 가격이 급등한 틈을 타 시중에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또 가수요와 사재기 현상은 사스와 관련 없는 국내산 한약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서울 강남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 한의사는 “생필품 가격이 2배만 올라도 정부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부산을 떠는데 한약재 가격이 이처럼 폭등하고, 공급마저도 불투명한 상태에 놓였는데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울분을 금할 수 없다”며 “수입량을 늘려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하면 가수요나 매점매석 등을 막아 한방의료가 유지될 수 있도록 방안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옴니허브닷컴의 유호상 전무는 “우리회사의 경우 연초에 지난해 판매됐던 양만큼 한약재를 보유하고 있어 한의원에 공급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방의료기관에도 가수요가 발생할 경우 물량이 조기에 떨어져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무턱대고 사놓고 보자는 것은 전체 한의계 차원에서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경제약(대표 김동락)은 한약재 가격과 관련해 “89년부터 약 4년간 가격이 상승하다가 그 후 10년간 그 상태를 유지해왔다”며 “현재의 가격급등은 사스 때문만이 아니라 10년간의 저가에 의한 반등도 한 원인으로 보아야 한다”며 “따라서 오래지 않아 조정 국면에 들어가 가격이 하락할 것이며 이후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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