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국 칼럼] 중국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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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국 칼럼] 중국을 배우자
  • 승인 2003.05.1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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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한의계의 현실은 어떠한가? 임상가에는 사상의학과 사암침을 제외하고는 서양의학에 의존한 洋診韓治的 요소가 많이 들어와 있고, 학계에는 중국의 중의학이 홍수처럼 범람하고 있다.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솔직히 얘기하자. 한국의 한의학은 중의에 한참 뒤져 있다. 아무리 우리가 인정하려 하지 않아도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 우리가 중국을 따라잡고 세계무대에 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중국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주체성을 가지고 중국을 철저히 배워야 중국을 따라갈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는 지금까지 중국의 중의학을 마음속으로 두려워하면서도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곤 하였다. 그간 중국의 경제가 뒤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중국은 일찍이 중의약관리국을 두어 중의학을 독립적으로 발전시켜왔다. 그 이전에 동양의학의 종주국으로 뛰어난 老中醫의 존재, 훌륭한 辨證施治 기술의 전수, 풍부한 서적과 인력 등 무엇 하나 우리보다 불리할 것이 없는 나라이다. 중국에서 동양의학이 발달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할 것이다.

손자병법에 있지 않는가? 知彼知己면 百戰百勝한다고. 공연히 자존심만 세운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상대방의 훌륭한 점을 인정하고 나의 장점을 살려 나가는 것이 바로 우리가 발전하는 첩경이 아니겠는가?

우리 학계는 하루 속히 서양의학을 넘보지 말고 독자적 한의학 발전의 기틀을 만들어 어떻게 하든 학생들에게 辨證施治의 기술을 습득시켜야 하고, 우리 임상가는 한의학적 소신을 가지고 辨證施治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하며 정부는 한의학이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하루 속히 만들어야 할 것이다.

함소아연구소장
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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