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서울대 한의대 설치론의 의미와 향후 대책
상태바
[해설] 서울대 한의대 설치론의 의미와 향후 대책
  • 승인 2003.05.16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반대론 잠재울 치밀한 논리 개발 시급
가칭 ‘서울대한의대 설립추진위’ 구성해야


말로만 국립대에 한의대를 설치한다면서 구체적 설치 대학이 확인되지 않던 차에 김화중 보건복지부장관이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국립서울대 한의대 설치 계획은 한의계에 새로운 희망을 틔워준다.

한의대를 반드시 서울대에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해온 한의계로서는 그간 정부가 ‘세계 최고의 한의대를 설립한다’는 표현이 단지 선언적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일말의 의구심을 가졌으나 이번 김 장관의 발언으로 서울대내 한의대 설립 가능성에 한걸음 다가선 느낌이다.

더욱이 설립일정이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을 뿐만 아니라 지방 대학이 지역의 고른 발전을 내세워 맹렬하게 추진하는 시점에서 제기돼 매우 고무적이다.

이처럼 국립 서울대 발언이 시의적절하게 언급됐지만 아직은 시작에 불과해 최종 설립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겹겹이 싸여 있다.

우선 이해당사자인 서울 의대 교수와 동문, 의사협회의 반대를 어떻게 뚫고 지지여론을 불러일으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고, 그 다음으로는 서울대 한의대 설치의 근거가 되는 국립한의대설치기준(안)에 담길 내용을 한의계가 어떻게 채워주느냐의 문제도 시급한 과제라 하겠다.

상황이 이렇듯 복잡하고 미묘한데도 한의계는 치밀한 준비와 대응이 부족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을 갖게 한다.

의약단체는 첩보수준만으로도 성명서를 내는 판에 학문의 미래가 걸려 있는 서울대 한의대 설립문제에 화두만 던져놓은 채, 정부에서 해 주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하는 것이다.

추진 관계자들이나 이를 지켜보고 있는 일선한의사들은 왜 서울대여야 하는지, 그리고 지방 국립대는 왜 안되는지에 대한 타당한 설명자료를 고대하고 있다.

특히 한의대 설립을 신청한 대학이 소재한 지방 지부에서는 근거있는 자료를 더욱 목말라하고 있다. 한의계 뿐만 아니라 한의대를 추진하고 있는 대학, 한의대를 반대하고 있는 양방단체들에게도 설득력있는 설명이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상과 같은 조건은 설치대학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반면 대학이 정해진 뒤의 내용을 채우는 일은 더욱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다. 그것이 하나의 법으로 만들어질 때는 보다 합리적인 기준을 갖출 것이 요구된다.

이때 한의계가 해야 할 일은 교수요원을 공급하는 일과 교육과정을 만드는 일이 대표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내용을 채우는 일은 또한 설립대학을 정하는 것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므로 지금 준비해야 할 과제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서울대한의대 설립은 지금 큰 걸음을 내딛었다. 비관론도 금물이지만 지나친 낙관론도 도움이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준비하는 일이다.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다 까먹고 나중에 가서 후회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치밀한 논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한의계 내외의 책임있는 인사들로 구성된 가칭 ‘서울대한의대 설립 추진위원회’라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김승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