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미제라블’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빅토르 위고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뮤지컬 영화이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 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 중에 하나로 오랫동안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지만 그 명성에 비해 영화로는 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래서 4대 뮤지컬을 모두 제작한 세계적인 프로듀서 캐머런 매킨토시는 영국의 워킹 타이틀 영화사와 함께 영화로 제작하게 되었고, ‘킹스 스피치’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던 톰 후퍼 감독을 연출자로 영입하면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은 전 세계 모든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의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휴 잭맨)은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두의 박해를 받지만 우연히 만난 신부의 손길 아래 구원을 받고 새로운 삶을 결심한다. 그래서 마들렌이라는 새 이름으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며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지내던 장발장은 운명의 여인 판틴(앤 해서웨이)과 마주치게 된다.
그러나 죽음을 눈앞에 둔 판틴은 자신의 유일한 희망인 딸 코제트(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장발장에게 부탁한다. 하지만 코제트를 만나기도 전에 경감 자베르(러셀 크로우)는 장발장의 진짜 정체를 알아차리고, 오래된 누명으로 다시 체포되지만 장발장은 코제트를 찾아 탈옥을 감행하게 된다.
마치 뮤지컬 무대를 스크린에 옮겨 온 것처럼 ‘레미제라블’의 영상 스케일은 한마디로 웅장하다. 특히 19세기 파리의 모습을 재현한 세트 앞에서 이루어지는 장면들은 뮤지컬 영화로서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데 손색이 없다.
또한 미리 녹음을 해 놓고 촬영할 때는 립싱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뮤지컬 영화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무대 옆에서 피아니스트가 직접 연주를 하고, 그에 맞춰 배우들이 실제로 노래를 부르면서 연기를 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영화 속에서 노래하는 장면들에서 배우들은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면서 관객들에게 리얼하게 전달해주고 있다.
그러나 영화의 상영시간이 158분이라는 것이 관객들에게는 호불호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면 이 시간이 결코 지루하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알았던 이야기가 ‘레미제라블’의 초입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내용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한 톱스타들의 절절한 연기와 노래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레미제라블’은 올 겨울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영화가 될 것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