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희망을 말한다(Ⅱ) - 박민정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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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희망을 말한다(Ⅱ) - 박민정 한의사
  • 승인 2013.01.1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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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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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적 치료의 ‘안전성’ 전략과 홍보

박 민 정
서울대 보건대학원 박사과정, 한의사
개인적으로는 지난해가 2년간의 전업 박사과정을 수료하는 해이기에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것 같다. 학업의 문제로 본의 아니게 한의계를 한발 멀리 떨어져 바라볼 수 있었던 까닭에, 한의학에 대한 조금 다른 소원이 생겼다.

그건 다름 아닌, 한의학적 치료의 ‘안전성’에 대한 전략마련과 홍보이다. 90년대 까지만 해도 ‘양방에 비해 한의학은 부작용이 없다’는 믿음이 사회의 문화·인지적 정당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현재는 그 대신, 그 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관리가 어떻게 되는지도 불안하고, 늘 농약, 중금속에 위협받는 한약의 이미지가 자리잡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사회가 복잡화될수록 사람들은 ‘순식물성’ ‘허브’ ‘유기농’ 등 오염되지 않은 이미지에 높은 가치를 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직도 ‘한방’이 들어간 각종 생활필수품에 신뢰를 가지고 추가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점이며, 이는 남아있는 신뢰를 한약 쪽으로 돌려놓을 가능성으로 비친다.

이제 좀 더 적극적으로 한약에 대한 일반국민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다가오는 한 해에는 어떻게 한약의 이미지를 ‘유기농’ ‘청정’ ‘자연’ 등의 이미지와 재결합하고 안전한 치료로 다시 받아들여지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박사수료 후 박사논문을 준비하는 첫 한 해이기 때문에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가 떠올랐으면 좋겠고, 그것을 뒷받침할 자료들도 여기저기서 나왔으면(?) 한다. 학교에서 같이 공부하고 있는 보건 의료인들 사이에서 한의사만큼 존재 의미를 고민하고, 불안해하는 집단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하고, 사회 속에서 더욱 다양한 관계망을 형성하면서 얽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연구부분에서 필요한 것은 현재까지 한의학적 치료가 얼마나 비용-효과적(cost-effective)인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얼마만큼의 효과(efficacy)를 가지고 우리사회에 기여했는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고 이에 대해 나름의 기여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아직 많은 것이 미숙함에도 벌써 한의계에 몸담은 지 곧 20년을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철없는 예과생이었던 1995년, 1996년의 기억을 제외하고는 지난해만큼 한의계가 격류에 휩싸여 흘러가는 것을 느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언뜻 생각나는 것만 해도 총액계약제나 DRG등 지불제도를 둘러싼 논쟁, 한약제제나 첩약 등 보험확대를 둘러싼 논쟁, 천연물신약이나 진단기기, 물리치료 등 한의사 업무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마찰 등 다양한 범주의 토론과 분쟁들이 있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의견이 다른 집단이 형성되고, 서로 불신하는 일도 있었지만, 한의학의 미래에 대한 공통된 상을 세우고 거기에 맞춰서 전략을 세워나간다면 새해에는 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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