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알코올중독 치료하는 배주동 향남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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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알코올중독 치료하는 배주동 향남한의원 원장
  • 승인 2013.11.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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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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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탕’ 등의 한약으로 뇌 조절 시스템 회복시켜”

중독은 개인의 삶 뿐 아니라 가족의 삶과 사회 전체의 삶에 미치는 폐해가 크다. 즉 중독된 사람 뿐 아니라 그와 관련된 주변인과 가족의 삶까지도 피폐해지기 때문이다. 술, 마약, 도박 등 중독의 종류도 다양하고 그 치료의 방법도 다양한 가운데 알코올중독을 한의학적으로 치료하는 배주동 원장(44·향남한의원·사진)을 만나보았다. 

환자에 대한 섬세한 이해를 위해 상담치료도 병행

▶알코올중독 치료를 전문으로 진료를 보게 된 계기는.

▶알코올중독 치료를 전문으로 진료를 보게 된 계기는.
가까운 친척이 알코올중독을 앓고 있었는데, 당시 내가 처방한 한약을 복용하면서 단주하게 됐다.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중증알코올 환자 역시 치료 후 단주하게 되는 것을 보면서 ‘알코올중독치료’를 전문으로 하고자 마음을 굳혔다.

 

▶한의학의 어떠한 원리로 알코올중독 치료를 하는가.
알코올중독이 되면 이미 개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술을 먹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하루 종일 술 생각만 나고 술 먹을 시간이 지나가게 되면 짜증을 내고 불안하며, 수전증과 식은땀이 흐르고, 심한 경우 혼절하고 환각과 환시 증상도 나타난다. 이들은 보통 뇌와 간장이 먼저 망가지고 나중에는 비위가 망가지는 순서를 보인다. 따라서 뇌와 간장과 비위를 치료하는 한약을 투여하고, 상담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병용한다. 특히 한약의 경우 ‘주동탕(酒動湯)’으로 알코올 중독에 의해 망가진 대뇌변연계의 조절시스템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고 근본적으로 알코올중독을 치료하며, 간의 해독능력을 증대시키고 간세포의 작용을 활성화시켜준다. 이와 함께 상담을 병행하며 관심과 사랑의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고 있다. 

▶전문 진료와 관련 그동안의 임상경험도 풍부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약을 한 달 복용한 후 단주를 몇 년째 이어가고 있는 환자도 많지만, 알코올중독이 말기 상태에서 병원을 12번 이상 입·퇴원하고 치료 기간 중 도박중독까지 가지고 있던 환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알코올중독이 심한 상태였기에 왕진을 통해 치료를 진행했다.
3개월 정도 치료하던 중 술을 끊게 됐지만, 이후 다시 큰 일이 생겨 재발하고 어디론가 사라진 일도 있었다. 며칠 후 집에 돌아온 환자는 다시 치료를 시작했지만 병이 재발하기를 2회 정도 반복하다가 현재는 재발이 되지 않고 꾸준히 단주를 하고 있는 환자가 있다. 현재까지 1년 3개월여 치료하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2~3개월 주기로 병이 재발하는데, 그 주기를 끊어내고 단주하게 되기까지는 우리 한의원과 환자 보호자 등의 노력이 크다. 알코올중독 치료한약의 효과와 환자의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하면서 치료하는 상담치료가 합쳐져서 뇌가 회복이 되고 재발하는 주기를 넘어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환자를 보는 데 있어서 어려운 점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알코올중독은 정신질환이다. 겉으로 멀쩡해 보이지만 뇌의 기능 이상으로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한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정상적인 이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지 못하듯 알코올중독 환자들도 일반적인 대화 및 행동 방식으로는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가기가 힘들다. 때문에 환자들의 마음속에 들어가 그들의 마음과 공감을 하면서도 치료의 의지를 키워야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심지어 왕진을 갔을 경우 문전박대하는 경우도 있고, 칼 등의 흉기를 들고 위협하는 환자들과 마주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보통 의료계에서는 ‘알코올중독 치료는 바늘에 낙타가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이야기하는데, 바로 앞서 말했던 내용들 때문일 것이다.
 
▶양방과 비교해 알코올중독 치료의 한의학적 접근의 차별성 및 장점은.
양방의 알코올중독 치료는 술과 차단하는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정신과 육체를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효과가 더욱 좋다. 오장육부에서 나오는 정신은 결국 오장육부의 병에 의해 왜곡돼 나오는 것이다. 오장육부를 치료해주면 정신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된다. 한약과 한의학 치료는 이런 점에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임상실력을 어떻게 연마하는가. 공부법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임상은 환자를 통해 연구하고 공부한다. “저 사람은 왜 저런 증상을 가질 수 밖에 없을까?”라며 의문을 갖고 그 해답을 여러 책과 지식 등을 통해 찾아내면서 꾸준히 임상실력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특별한 환자관리 노하우가 있는가.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 환자를 대하기보다는, 환자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깊이 헤아릴 수 있을까 늘 생각한다. 보다 섬세하게 이해함으로써 어떻게 하면 알코올중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아울러 “저 한사람을 치료해주면 한 가족 아니 친가·처가 등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일념으로 환자를 대하고 있다.

▶한의사가 된 특별한 동기가 있었나. 임상한의사로서 한의학이란.
운명이다. 사실 의료의 영역에서 의사밖에 몰랐으며, 고교시절 진로를 선택할 때에도 의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대입을 준비했다. 그러던 중 지인이 말하기를 “의사보다는 한의사가 더 적성에 맞을 것 같다”라고 했다. 한의사에 대해 잘 몰랐기에 지인의 말에 귀가 솔깃했고 한의사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마침 그 당시 ‘허준’이라는 드라마와 ‘동의보감’이라는 소설책이 인기였고, 특히 책은 열 번 이상 읽고 감동받아 한의사가 되리라고 마음을 굳혔다. 이후 한의사의 꿈을 간절히 원하고 노력했더니 현재 한의사가 돼 있다.
한의사로서 느끼는 한의학은 환자의 몸을 위한 의학이라고 생각한다. 즉 아픈 몸에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주면서 치료해내는 의학이다. 물론 한의학으로는 힘든 질병도 있지만 몇 가지 질환을 빼고는 한의학이 몸을 치료하는데 더 뛰어나다고 확신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한의사라는 직업이 필연처럼 나에게 다가왔듯이 알코올중독이라는 질병도 운명처럼 다가왔다. 결국 이 알코올중독환자 치료를 하려고 그 이전 대학시절 많은 방황과 우울증을 경험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힘들게 선택한 지금 이 길 만큼이나 알코올중독과 난치병에서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한의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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