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학적 접근방식, 한의약 연구 활용해 운동질환 치료법 찾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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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적 접근방식, 한의약 연구 활용해 운동질환 치료법 찾고파”
  • 승인 2016.01.0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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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자 기자

박애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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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Energy&Environmental Science 저널 논문 게재 김영수 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대학원 연구원

압전소자 활용 반영구적 뇌자극장치 세계 최초 구현 논문 참여
한의계 큰 장점은 풍부한 아이디어…독창적 연구주제 연결 가능

[민족의학신문=박애자 기자] 최근 발표된 압전소자를 활용해 반영구적 뇌자극장치를 세계 최초로 구현한 논문에 한의사 출신 연구원이 공동1저자로 참가했다. 해당 논문은 Energy&Environmental Science(IF: 20.523) 저널에 게재됐다. 공동1저자로 참가한 한의사는 2011년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김영수 연구원이다. 김영수 연구원은 한의대 졸업 후 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대학원에서 석박사통합과정에 지원했다. 김영수 연구원을 만나 해당 눈문에 대한 설명과 한의계에 끼칠 영향, 향후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카이스트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무엇인가.
◇신경과학적 접근방식을 한의약 연구에 활용해 파킨슨병 등 운동질환 치료법을 찾고싶다는 김영수 연구원.
주요 연구 주제는 운동능력과 관련된 뇌신경회로들의 기능 연구다. 운동신경회로는 뇌신경과학 분야에서 가장 오래된 주제 중 하나이지만, 세부적으로 운동의 학습과 기억,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적 운동 능력 등의 신경학적 기전은 아직까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삶의 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운동질환들과 관련해 각 운동신경회로의 역할을 규명하고 보다 나은 치료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동물행동실험과 전기생리학, 광유전학을 결합해 본태성진전증(손떨림증), 보행장애 등의 신경학적 기전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Energy&Environmental Science 저널에 논문을 게재했다.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달라.
공동1저자로 참여한 논문은 압전소자를 활용해 반영구적 뇌자극장치를 세계 최초로 구현한 것으로,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김대수 교수와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 연구팀의 공동연구로 진행된 것이다.

심부뇌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과 같이 전기자극으로 신경활동을 조절하기 위한 의료장비들은 생체이식형으로 개발돼 파킨슨병, 본태성진전증, 우울증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장비들은 주기적으로 수술을 통해 인체 내에 이식한 배터리를 교환해야 한다는 한계점이 있기에 이를 대체하기 위한 방법이 지속적으로 연구돼 왔다.

연구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압력이나 구부러짐 등 물리적 힘을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압전소자 방식의 전기발전장치를 활용해 반영구적인 뇌자극장치를 구현했고, 마우스 모델을 통한 실험으로 이 장비를 이용해 효과적인 뇌신경 활동 조절을 유도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기존의 의료장비들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다양한 분야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음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학술지인 Energy&Environmental Science(IF: 20.523) 저널에 게재하게 됐다.

▶연구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우리 연구실(행동유전학 연구실, 지도교수: 김대수)에서는 다양한 운동질환 동물모델을 통한 전기생리학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새로운 방식의 운동질환 치료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최신기법으로 제작된 고효율 압전소자를 활용한 뇌자극장치 구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고, 전기생리학적 및 행동분석 실험 기법을 활용해 융합연구를 수행하게 됐다.

▶논문 연구에 참여하면서 어려운 점은.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새로운 일들에 대한 설렘과 성취감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학위과정 동안 배운 지식들을 한의약 연구에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저널에 게재된 논문이 한의계에 끼칠 영향은.
이번 논문에서 소개된 장비는 물리적 힘을 신경 자극이 가능한 정도로 큰 전기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의료장비에 활용할 수 있다. 이번 논문에서 소개된 장치를 한의약 진료에 직접적으로 활용하기는 어렵겠지만, 향후 새로운 한의약 의료장비 개발에 있어 대체 전원장치 혹은 움직임이나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연구하고 있는 분야에 관심을 둔 계기는.
한의대 시절부터 한의약 치료의 신경학적 기전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최신 신경과학 연구에 대해 심도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 석박사통합과정으로 지원하게 됐다.

▶진행하고 있는 연구가 한의계에 가져다줄 효과는.
진행중인 연구들을 포함해 최근 신경과학계의 화두는 특정 행동이나 병적 증상을 조절하는 세부 신경회로망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광유전학을 비롯한 다양한 실험기법들이 개발되고 있고, 그를 통해 여러 신경정신증상들의 조절 기전이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결과들은 특정 신경정신질환에 있어 어떠한 신경회로망을 연구해야하는지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한의약 치료효과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광유전학, 신경이미징 등의 실험기법들은 살아있는 개체에서 특정 신경회로의 활동을 조절 및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한의약 치료의 뇌신경활동 조절 기전을 연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최근 여러 논문에서 소개되고 있는 마우스 행동분석 기술들은 한의약 치료의 효과를 검증하는데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가 진행했던 다른 논문연구(Human Molecular Genetics, 2015, 24 (25):7196-7206, doi:10.1093/hmg/ddv 417)에서 사용한 마우스 보행 분석 장비는 육안으로는 확인이 어려운 세부적인 보행 패턴을 정량적인 데이터로 기록해 주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으로 확인이 어려웠던 행동학적 차이를 규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카이스트에서 연구를 하면서 한의계의 강점과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
연구에 있어 한의계의 가장 큰 강점은 풍부한 아이디어이다. 한의학 특유의 접근방식과 다양한 임상적 치료기법들은 수많은 독창적 질문과 연구주제들로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적 방식의 연구결과들은 정량화된 데이터로 설명돼야 하기에 한의약 연구를 이러한 방식으로 설명해 내는 과정에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한의약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현대적 방식으로 연구 아이디어와 결과를 표현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과 의료일원화를 놓고 한·양방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과 의료일원화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보다 나은 진료를 위한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의료일원화에 대해서는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만, 한의약의 정체성과 우수성을 이어가고자 노력한다면 어떠한 결과가 오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직접 임상에 임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연구를 통해 한의사의 역량을 확인시키고 한의약의 우수성을 증명함으로서 한의계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앞으로의 계획과 진로는.
오는 2월 박사학위 취득을 앞두고 있고, 이후에는 운동신경회로 관련 연구를 이어나갈 생각이다.
궁극적으로 신경과학적 접근방식을 통해 한의약 치료의 기전을 밝히는 연구를 하고자 한다. 신경과학적 접근방식을 한의약 연구에 활용해 파킨슨병, 본태성진전증과 같은 운동질환들의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는데 기여하고 싶다.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제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린다. 연구자로서 본격적인 시작의 길에 들어선 만큼 더욱 정진해 한의계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겠다.
이 자리를 빌어 한의과학자로 성장하는데 도움 준 경희대학교 고성규 교수와 이상훈 교수, 원광대학교 강연석 교수, KBS한의원 조선영 원장, 학위과정 동안 지도해주신 김대수 교수께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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