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국 칼럼] 肝肺와 나뭇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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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국 칼럼] 肝肺와 나뭇잎
  • 승인 2003.10.3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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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경 소문의 靈蘭秘典論에 五臟六腑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다. 즉 肝은 將軍之官이라는 말이 그 한 예이다. 후세에 수많은 한방서적에 肝의 藏象 설명에 이 말을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將軍之官이 무슨 뜻인지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물론 서양의학적 지식을 가지고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는 곳은 많이 있지만 복잡하기만 하고 핵심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간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나 특히 임상을 하는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환자에게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변증시치를 하는 데는 별 도움이 없다는 것이다.

어떠한 말을 쓴다고 하더라도 이미 모순이 있겠지만 좀더 비슷한 예를 가지고 생각을 한다면 더욱 가깝게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 이를 바로 比類取象이라고 한다.

肝과 肺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하여 比類取象을 해보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뭇잎도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靈蘭秘典論의 將軍之官이라는 말은 五臟의 精氣의 순환을 가지고 한말이고 지금 필자가 나뭇잎을 가지고 하려는 이야기는 肝의 외적 작용인 厥陰의 기능을 가지고 하려는 것이다.

나뭇잎은 앞의 울타리조직과 뒤의 갯솜조직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앞면은 탄소동화작용을 하고 뒷면은 호흡과 김내기작용을 한다.

사람에 있어서 영양분이 간으로 들어가는 것과 식물의 앞면이 탄소동화작용을 하는 것이 유사하지 않은가? 또한 잎의 뒷면과 폐가 호흡을 하는 면이 유사하지 않은가? 肝이 發生作用을 한다는 것은 몸속에 간직하였던 精氣를 전신에 펼쳐서 보다 많은 氣를 벌어들이기 위한 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봄이 되면 잎이 피는 것도 많은 氣를 벌기 위한 준비 작업이 아닌가? 지금 단풍이 들었던 잎들이 떨어지고 있다. 역시 氣벌이를 마치고 氣를 潛藏하기 위한 과정이다. 氣를 버는 것은 肝이고 氣를 감추는 것은 肺이다. 식물에서는 이 두과정이 모두 잎과의 관련이 매우 크다.

본지 주간·함소아연구소장
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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