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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느리게 살아도 괜찮아 치앙마이!
2018년 02월 02일 () 08:51:31 김영호 mjmedi@mjmedi.com

진료를 쉬고 있어도 한국에서의 일상은 빠르게 흘러갔다. 자발적 안식년을 가지면서도 몸과 마음에 배인 걱정과 긴장을 완벽히 떨쳐내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치앙마이로 떠났다. 2017년 5월과 11월, 한 달씩 두 번. Tour가 아니라 Life로서 치앙마이에서의 일상은 느리고 편안했다. 치앙마이에서 한 달 이상 지내고 나면, 누구나 느낄 수 있다. 한국에서의 일상이 얼마나 빠르고 긴장의 연속이었는지를.

   

김 영 호
부산광역시한의사회
홍보이사

주변에 치앙마이 얘기를 많이 하다 보니 그곳에서의 일상을 궁금해 하는 분들이 꽤 많았다. 한 달 50만원 내외면 원룸 형(스튜디오 형) 콘도를 렌트할 수 있다(12월~2월 성수기를 제외하고는 이곳에 와서 구해도 충분하다). 10평 남짓한 곳에 더블 침대와 화장실, 주방기기 및 냉장고가 갖춰져 있다.

이곳에서 우리 4식구는 아침 9시쯤 잠을 깬다. 잠을 깬다고 서둘러 씻고 나가는 건 아니다. 아이들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나는 음악을 틀어둔다. 몸이 잠에서 깰 때까지 충분히 그리고 천천히 아침을 보낸다.

배가 고프면 갓 구운 크로아상 샌드위치를 파는 근처 빵집에 아침을 사러간다. 아이들과 가벼운 아침을 먹고 나면 슬슬 나가볼 때가 된다. Uber나 Grab 택시를 불러서 2~3000원 정도면 치앙마이 도심 어느 곳이든 간다.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들을 찾아가는데 특히 브런치 식당들이 좋다.

아보카도를 듬뿍 올린 샌드위치와 生망고 쥬스로 브런치를 먹어도 4식구 2만원이면 충분하다. 식사를 하고나면 아이스 커피생각이 날만한 뜨거운 낮 시간이다. 커피로 유명한 치앙마이에는 감성 넘치는 로컬 카페들이 곳곳에 있다. 와이파이 빵빵한 몇 곳을 단골 삼아 가장 더운 오후 시간에는 책을 보고, 글을 쓴다. 원래 책을 느리게 보는 편이지만 치앙마이에서는 더 느리게 음미하며 문장을 소화한다.

카페에 있는 오후 시간은 편안한 행복감이 가장 충만해지는 시간이다. 한국에 돌아와서 가장 그리운 시간과 공간이기도 하다. 카페에서 우리 가족은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오후의 더위를 피한다. 더위가 한 풀 넘어가는 5시가 되면 저녁을 먹으러 떠난다.

태국음식은 물론이고 한국보다 맛있는 한식과 중식, 저렴한 일식 등 싸고 맛있는 전 세계 음식점이 시내 곳곳에 있다. 특히 한국에서 비싸기로 유명한 인도 음식이나 멕시코 음식도 2~3만원이면 네 식구가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이른 저녁을 먹고 집에 들어가면 아이들과 옥상에 있는 자그마한 수영장에 뛰어든다. 다 같이 수영장에서 1시간 정도 실컷 놀다보면 치앙마이가 저녁노을로 물든다. 노을이 지나고 어둑어둑해지면 아이들을 씻기러 간다. 방에 돌아와 아이들을 씻기고 침대에 누워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다보면 여기에 계속 사는 건 어떨까(사실 계속 살고 싶다는 생각일지 모른다)하는 생각도 든다.

수영을 해서 배가 출출한 날이면 집 앞 야시장에 음식을 사러 간다. 바나나 로띠와 꼬지, 가벼운 쌀국수와 과일을 사도 1만원이면 충분하다. 한의원을 할 때 늘 소화가 안 되고 식욕이 없던 내 위장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잘 들어가고 잘 소화한다. 아이들과 함께 잠들거나 혹은 한국에서 다운 받아온 영화 한 편을 보고 잠들기도 한다. 낮에 못 다 읽은 책을 보거나 글을 쓰기도 하고 이곳의 기억들을 잊지 않으려 블로그에 기록해두기도 한다. 그러다가 11시 즈음이면 잠자리에 든다.

짧은 일정의 여행자들과 달리 생활인들은 이렇게 느린 템포로 산다. 외국인들도 바이크를 빌려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거나, 집 앞 잔디밭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특히 일본과 유럽의 중 장년 분들이 많다. 그분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이곳의 기후가 그렇게 좋다고 한다. 그저 날씨만으로도 좋은 곳이 치앙마이다.

   
 

치앙마이는 태국임에도 불구하고 바다나 유명 관광지가 없다. 대신 안전한 치안과 저렴한 물가, 좋은 날씨와 맛있는 음식들이 있다. 너무 시골스럽지 않고 큰 쇼핑몰과 태국 제2의 대학교, 수많은 치과와 대형병원들까지 있어서 도시 생활에 적응되어 있는 사람들에게도 부족하지 않은 인프라를 제공한다. 모든 환경이 딱 적당하다.

사람은 저마다 삶의 속도가 모두 다르다. 한국의 빠른 속도가 꼭 맞는 분들도 있지만 느리게 살아야 하는 분들도 많다. 인생의 방향과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지 못해 균형을 잃은 분들에게 치앙마이는 참 좋은 곳이다. 가장 ‘나다운 나’를 발견하게 하는 곳, 치앙마이! 남들보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는 치앙마이! 언제나 그 자리에서, 그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Missing Chiangmai.

 

김영호 / 부산시한의사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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