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피부질환의 한의학적 접근과 진단, 감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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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피부질환의 한의학적 접근과 진단, 감별
  • 승인 2018.07.1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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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제

윤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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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피부의 증상

2) 피부질환의 증상에 대한 이해

■ 가려움 (1)

보통 아토피성피부염이나 습진과 같은 피부질환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상상되는 장면은 무엇일까? 아마 대부분 피부 이곳저곳을 긁적긁적 긁고 있는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그 만큼 가려움이라는 증상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에 있어서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면서 또한 불편하고, 가장 관리하기 어려운 증상이다.

가려움은 피부를 긁고 싶은 욕망을 일으키게 하는 불쾌한 느낌으로써, 그 증상 자체만으로도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힘들게 하지만, 가려움을 참지 못해 긁으면 상처를 유발하여 점점 만성화가 되는 원인이 되며, 상처를 통해 피부에 2차적인 염증과 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하는 증상이다.

가려움은 서양의학적으로는 피부에 대한 물리적•화학적 자극, 외부 환경의 영향(온도, 습도), 다양한 자극에 의해 히스타민, 프로스타글란딘, 프로테아제, 사이토카인 등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생긴다.

한의학적 관점에서의 가려움의 유발 상황은 단순히 피부의 상황만으로 국한되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전신과의 관계에서 좀 더 크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1) 피부의 가려움증이 피부 영양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유발되는 경우가 있다. (血不榮肌腠, 所以痒也) 한의학적으로는 비위(脾胃)의 기능이 체질적으로는 후천적으로 약해진 경우가 많으며, 노인성 건성습진과 같은 피부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2) 기혈의 정체로 인해 피부에 가려움이 유발될 수 있다. 전신 및 피부국소 부위에 약물, 외상, 자극요인 등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 피부의 기혈정체로 인해 가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가려움증은 만성 중증 염증성 피부질환에서 피부의 혈액순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을 장기간 사용하였을 때 많이 관찰되는 가려움의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3) 피부의 한열(寒熱)문제도 가려움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요인이 된다. 정상적인 피부에서는 적정범위에서 피부의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활성화 되어 있으나, 비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이러한 조절능력이 저하되어 한열이 극심해지고 그 결과로써 가려움이 유발된다. 인체 불균형으로 인한 상체의 열증(熱症)과 하체의 한증(寒症), 염증성 피부증상 및 기혈정체 부위의 국소 한열증도 가려움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4) 다양한 인체 및 피부 원인에 의한 피부 조습(燥濕)의 문제도 피부 가려움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전신과 피부의 습의 저체(沮滯)가 가려움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만성화된 피부질환 환자에게서는 피부손상으로 인한 피부의 건조가 흔히 가려움의 원인이 된다.

5) 인체와 피부의 문제 외에도 심리적인 긴장과 스트레스도 흔한 가려움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유아 피부질환 환자에서는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기제로 가려움이 극심해지는 경우들이 있으니 다른 원인들과 감별해서 그에 맞게 치료 교정을 해야 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피부질환 치료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바라는 것은 바로 가려움이 신속하게 소실되는 것이다. 그에 따라 치료를 진행하는 의료인도 치료 과정에서 가려움의 여부와 정도에 과도하게 집착을 하는 경우들이 생긴다. 하지만 피부질환을 대하는 한의사의 입장에서 우리가 꼭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가려움은 병리적 증상 인가? 바로 없애야만 하는 증상 인가?”

위에 언급한 한의학적인 관점에서의 가려움의 원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자. 결국 가려움증 자체가 병리적인 것이 아닌 인체의 생리적인 신호이며, 六氣를 조정해서 최대한 관리하여 치료해야하는 대상이다. 그렇다면,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인체와 피부의 병리적인 상황을 치료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며, 가려움증 자체를 치료의 목표와 대상으로 설정하지 않아야 한다.

 

가려움은 병리적 증상 인가?

가려움은 인체의 생리적 반응이며,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병리적 증상이다.

∙가려움과 습관적으로 상처를 내는 행위

인체와 피부에 대한 여러 치료를 통해 가려움을 유발하는 병리적 원인이 제거되었는데도, 긁는 습관과 피부의 상처가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환자는 치료에 대한 불신을 갖고 항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피부치료를 임하는 의료인은 이 상황에서 과연 치료에 대한 부분인지 습관에 대한 부분인지를 냉철하게 구별해야 한다.

만성 중증 피부질환 치료의 과정에서, 피부질환 환자의 일부는 가려워서 긁는 것이 아닌 긁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긁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환자의 가려움증 호소에 끌려가거나 속으면 안 된다. 특히 고령 환자의 증상이 십년 이상 된 만성화된 습진에서는 더욱 더 습관적인 부분이 피부치료의 경과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피부치료의 마지막은 바로 습관교정이다.

 

윤 정 제 / 생기한의원 부산 서면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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