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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정남의 토막살인기
영화읽기┃더 보이스
2018년 08월 31일 () 07:19:28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요즘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하기 전에 접하는 매체는 예고편을 비롯하여 포스터, 인터넷 광고 등 다매체 시대에 맞게 정말 다양하다. 그래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관객들에게 자신의 영화를 어필하기 위해 관계자들은 최대한 임팩트 강한 장면들을 중심으로 보여주는데 가끔 예고편이 다인 영화들도 많이 있어 실제 관람객들을 허탈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반전 매력을 보이는 영화도 있는데 바로 이번에 소개할 영화 <더 보이스>가 그 중 하나이다.

   

감독 : 마르얀 사트라피

출연 : 라이언 레이놀즈, 안나 켄드릭, 젬마 아터튼

고양이 워스커스, 강아지 보스코와 함께 사는 제리(라이언 레이놀즈)는 사내 파티를 준비하면서 이상형 피오나(젬마 아터튼)와 가까워진다. 그래서 제리는 피오나에게 중식당에서 만나자고 데이트 신청을 하지만 거절당한다. 그러다가 회사 앞에서 우연히 자동차가 고장나서 당황해하는 피오나를 만나 같이 가다가 사슴을 치게 된다. 제리는 죽여 달라는 사슴의 말을 듣고 죽이게 되고, 그것을 본 피오나는 도망가다가 의도치 않게 죽임을 당한다. 이를 알리 없는 직장 동료 리사(안나 켄드릭)는 제리에게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하기 시작한다.

<데드풀> 시리즈를 통해 독특한 히어로의 모습을 제대로 연기하며 인기 고공행진 중인 라이언 레이놀즈의 예전 모습을 볼 수 있는 <더 보이스>는 분홍색 옷을 입고 전기톱을 들고 있는 라이언 레이놀즈와 강아지, 고양이가 함께 있는 포스터만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거기에 동물들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주인공이라는 점도 꽤나 재미있는 요소이지만 정작 영화는 순도 100% 청년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후, 피치 못할 상황에 처하며 연쇄살인범이 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이렇게 반전 요소를 갖고 있는 영화이다보니 전반적으로 무겁고 칙칙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릴러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얼마 전 뉴스에 나왔던 실제 토막 살인사건이 떠올라 약간 소름 돋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연쇄살인마를 다룬 내용과는 달리 전혀 잔인하지 않다. 오히려 강아지와 고양이가 천사와 악마처럼 주인공의 심정을 혼란스럽게 하는 역할로 등장하며 깨알재미를 주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엄마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한 그의 정신분열증세이지만 이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고 분홍이나 빨강 등의 색을 활용한 장면 등으로 B급 무비 정서를 마음껏 선보이며 데드풀과는 또 다른 라이언 레이놀즈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 물론 이야기 완성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고, 전반적으로 정신분열증으로 인한 토막 살인을 희화화한 장면이 거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영화는 사회적 범죄영화라기 보다는 주인공의 심리상태에 초점을 맞춰 표현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결말이 쉽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또한 보니엠의 <happy song>에 맞춰 춤을 추는 엔딩 크레딧은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장면이자, 이 영화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정리하게 해 줄 것이다, 폭염이 끝난 후 태풍과 폭우 등으로 변화무쌍한 날씨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코믹스릴러 작품이다. 현재 방영 중인 비슷한 제목의 드라마와는 아무 상관이 없으며, 강아지와 고양이 집사들이라면 한 번쯤 봐도 좋을 듯 하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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