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제한정 분업…“첩약 분업의 단초”vs “너무 앞선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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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한정 분업…“첩약 분업의 단초”vs “너무 앞선 걱정”
  • 승인 2019.05.0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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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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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약 분업으로 자연스레 연결 될 것” “말 그대로 ‘한정’…제조와 조제 공정 다르다”

“정책적 실행 및 협상과정 투명하게 보여줘야” “오는 19일 토론회 통해 소통할 것”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자동차보험 추나요법 횟수 제한에서 시작 된 43대 집행부의 회무방식에 대한 회원들의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제제한정 의약 분업에 대해서는 “첩약 분업의 단초다”와 “시범사업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너무 앞선 우려”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걱정은 제제한정 분업으로 시작되는 첩약의 분업이었다.

A 한의사는 “분업은 복잡한 일을 나누어서 단순하게 하는 것”이라며 “제제는 제약회사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한의사는 이를 처방하고 환자에게 주면 된다. 제제보다는 첩약이 환자 손에 가기까지 더 번거로운데 제제가 분업됐다고 했을 때 첩약이 안 된다는 이유에 대해 정부나 다른 직능단체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B 한의사는 “제제 분업이 되려면 법을 고쳐야 하는데 여기서 한약제제만 따로 분업하기엔 어렵다”며 “제제 분업을 실시하는 건 곧 첩약도 의약분업이 되는 단초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한의협 관계자는 “제제약의 제조 공정과 첩약의 조제 공정은 전혀 다르다”며 “첩약이 분업이 되려면 제제화가 됐을 때 가능하다. 첩약은 환자의 상태에 맞춰서 조제해야 하는 특수성 때문에 제제와 다른 형태로 남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한정이라는 말이 붙은 것이며 첩약이 분업된다고 가정했을 때 원외탕전 인증 기준에 맞춰 설비를 갖출 수 있는 약국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협의체가 이제 막 구성됐고 시범사업에 들어가지도 않은 상태에서 우려를 표하는 건 너무 이른 것 아닌가하는 의견도 나왔다.

C 한의사는 “시범사업은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며 “국지전을 치러봐야만 대세를 알 수 있고 그 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우려하는 바는 공감되고 이해되지만 시범사업이 끝은 아니다”고 말했다.

D 한의사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가 반대를 해도 제제 조제권을 계속 갖고 있지는 못할 것이다. 얼마나 우리에게 유리하게 가져오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해단체 간의 반대 의견이 많아서 그렇지 제제발전협의회가 가동 되도 앞으로 5년 동안 시뮬레이션이나 과제를 거친 다음 특정 상병에 한해 부분 분업이 될 가능성이 많다. 너무 앞선 걱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의 노인외래정액제 삭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서울시한의사회 분회장들은 최근 공동 성명서를 통해 “제제한정 의약분업은 현재 한의사만이 인정받고 있는 노인정액제 투약구간에 대한 정액 구간을 소멸시키는 정책으로서, 회원들의 민의에 따라 추진을 멈추어야 한다”며 “중앙회의 바람과 같이 제제급여 품목이 늘어나고 한의사의 제제사용범위가 확대되길 기대한다면 확대 가능한 품목을 먼저 선명하게 제시한 이후, 회원들의 동의와 한의계의 득실을 고려하여 제제한정 의약분업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지금과 같이 우리의 원내 처방권을 먼저 내어주면서 하는 협상은 노인정액제 투약구간의 소멸뿐만 아니라, 제제 급여범위를 확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 한의사는 “제제한정 의약분업을 진행할 경우 노인외래정액제가 깎이게 된다. 손실이 큰 곳은 엄청 클 것”이라며 “우리가 받는 이득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손해가 명확한 일을 왜 추진하는지 이해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의협 관계자는 “노인정액제가 언제까지 존재할 제도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미 정부에서 손을 보겠다고 발표한 사안이다. 앞으로 사라질 제도에 기반한 특례를 잡고 있는 게 맞는지, 변화를 도모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그리고 분업은 단기간에 되지 않는다. 연구용역 자체가 이제 막 들어갔고 내년 상반기 협의체 구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다만 미리 아젠다를 만들어 놔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회의 회무추진 방식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는 회원들도 있었다.

C 한의사는 “중앙회가 하는 일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회무에 대한 시나리오는 못 짠다”며 “추나도 초창기에는 잘했다고 박수를 쳐줬는데 결국 문제가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작전을 짤 땐 예상 시뮬레이션을 해보는데 문제점에 대한 대비는 미흡했다. 내부 보험위원을 확대해서라도 사전에 준비를 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F 한의사는 “첩약 관련 회원들에게 정보가 차단된 상태에서 정부와는 이미 가닥이 잡혀간다는 단편적인 소식만 들려온다. 무엇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지부 분회장들의 성명서에서도 “회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회원의 이익에 벗어나지 않는 정책적 실행과정을 보여주기를 요청한다”며 “협상과정의 투명한 공개와 책임질 수 있는 답변을 통해 향후 회원들의 우려를 종식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의협 관계자는 “서울지부를 통해서 분회장들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고, 또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한 토론회가 5월 19일 열릴 예정”이라며 “이 과정은 생중계 될 것이고 이를 통해 회원들과의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6월까지 있는 보수교육 기간에 임원들이 교육장을 찾아다니며 회원들을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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