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원탐방시리즈4] 광동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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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병원탐방시리즈4] 광동한방병원
  • 승인 2004.03.1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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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洋 종합검진 프로그램으로 활로 찾다

광동한방병원은 잘 알려진 대로 광동제약이 설립한 의료법인 가산의료재단의 병원.
제약기업이 설립한 최초의 한방병원으로 올해로 꼭 10년이 된다.
광동한방병원의 설립은 병원이라는 틀에서 한방제제의 임상적 효과를 검증하고, 한·양방협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에 비중을 두었으며, 광동제약에서 실시해 오던 무료봉사를 이행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병원의 원훈은 ‘박애 봉사’. 영리기업의 제1의 행동원칙이 이익창출이라는 관점에서, 제약회사의 계열한방병원이 갖는 원훈으로 부적절하게 보일 수 있겠으나 설립자의 이념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강남 의료재단 이사장은 “재단은 의료에 관여하는 관계가 아니고 해서도 안된다”면서 “진료는 전문 의료진에게 맡기는 것이 시대적 흐름일 뿐더러 재단의 역할은 전체적인 경영적 틀을 제시하고 직원의 복리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측은 병원 설립 초기 자금이 투자된 이후 수익은 모회사로 회수되지 않고 모두 병원운영에 재투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계열사가 모회사의 수입원이나 자금회전 창구로 활용되는 기업의 관례에서 벗어난 것으로, 운영방식에도 독립적인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수익보다는 공익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설립자의 취지가 경영일선에도 잘 반영되고 있다고 풀이된다.

■ 동서 협진 코디네이터 중요

광동한방병원의 연 평균 수입은 40~ 50억원 규모. 이 중 절반은 중풍환자가 차지한다.
선중기(63) 병원장은 진료의 기본으로 ‘한·양방 협진시스템을 위한 환경조성’을 병원장으로서 첫째 임무로 꼽았다.

그는 “협진시스템을 실행함에 있어서 두 의학을 조화할 수 있는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상대방의 의학을 이해하고 정확한 지점을 찾아 두 의학의 역할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진정한 협진을 위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선 원장은 중풍은 물론 나머지 모든 과에도 케이스별 협진을 실시하는 한편, 의료진에게 상대의학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초대 오승환 병원장(한의사)의 임기간 1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의 병원장 [오세붕(제2대·한의사+의사)박사], 선중기(한의사+약사)박사]은 모두 복수면허자라는 프로필을 갖고 있다.

광동한방병원은 서울의 중심지인 강남구 삼성동에 자리잡고 있지만, 회사가 밀집한 오피스단지 깊숙이 들어가 있어 지리적으로 결코 유리한 조건이 아니다.
병원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 중 하나가 사업장에서 실시하는 한·양방 종합검진프로그램이다.

선 원장은 “지역적 특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년 동안 실시해 오면서 광동만의 경험을 축적해 왔다”면서 “실제로 환자를 병원으로 연결시키는데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양방 검진을 활용해 검사자 개인 특성에 맞는 세밀한 맞춤검사를 특징으로 한다.

이강남 이사장은 “경영방침의 큰 틀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애초에 목표로 설정한 한방의 과학화를 충실히 하기 위해 특정질환을 대상으로 한 센터진료 및 연구 활성화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직원 사기가 경쟁력

선 병원장은 병원의 경쟁력은 직원 즉 “사람”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1년 내내 각 과장 및 간호사에게 환자를 중심으로 한 친절서비스 교육을 빠뜨리지 않는다.
직원의 자질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원의 사기를 북돋워 주고 복리를 뒷받침해주는 역할도 중요하다.

이강남 이사장은 “경영과 진료를 분리하고 임·직원이 자유롭게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원내에는 ‘여즐사’라는 모임이 있다.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이 소그룹은 영어회화를 공부하며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직원들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결성됐다.
10여명이 모여 매주 월·수·금요일에 원어민을 초빙해 영어공부를 해온지 4년. 강사초빙료는 병원이 지원한다.

여즐사의 한 직원은 “강제적으로 시행하는 교육에 직원들이 마지못해 참가하는 다른 기업과는 달리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공부하고 사측이 이를 뒷받침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근무시간외 야근이라도 하게 되면, 임원진이 피자 등 야식을 대접하며 위로하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면서 “임·직원의 관계가 자연스럽고 노사간에 긴장감이 없다는 것이 광동한방병원의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진아 기자

광동한방병원은…
1994년에 설립된 광동한방병원은 지하4층 지상7층 규모로 내과, 안­이비인후과, 부인과, 소아과, 침구과 등 11개과로 구성돼 있으며, 중풍센터·척추관절센터 등의 전문치료센터와 금주·통증·요통·남성클리닉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의료진 17명을 포함해 전직원은 72명.
한편 광동한방병원은 개원부터 노인정을 중심으로 무의탁노인에게 무료진료를 실시해 오고 있으며, 정신·신체장애자 보호시설 ‘우성원’과 자매결연을 맺어 지난 IMF 직전까지 진료사업을 벌였다.
병원측은 이벤트적인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진료사업을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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