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알리, 죽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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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 알리, 죽지마
  • 승인 2004.10.1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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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보고 느낀 이라크 전쟁의 보고서

이라크 자이툰 부대의 시시콜콜한 일거수 일투족이 보도되고, 테러단체에 의해 한국인들에게 현상금이 붙고, 한국을 지목한 테러 지령과 함께 인천공항에 장갑차가 등장하고, 이라크 테러단체에 최초로 살해당한 미국인의 아버지가 반전평화를 위해 다녀가고… 종전이 된지 일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한국에는 이라크관련 기사가 매일 넘쳐난다.

그러나 쏟아지는 이라크 관련 기사 속에도 이라크 현실에 대한 우리의 체감도는 단지 외신들 중에서 많은 양을 차지하는, 상식과 토론의 범주를 맴돌고 있는 것 같다. 먼 이야기들만이 난무할 뿐이다. 아직 우리는 이 전쟁을 체험하고 있지는 않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에 문제가 있다는 건 이미 상식이다. 이미 대의명분으로 주장했던 대량살상무기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지금의 이야기는 전쟁의 당위성보다는 우리가 전쟁에 참여함으로 얻을 수 있는 우리의 이익 아니 북핵문제와 관련되어서는 생존권이라는 어울리지는 않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장기불황이니 하는 경제상황까지 등장한다.

아직도 전쟁은 피비린내 나는 생존 현실이 아니라 이야기 속에서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남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에서 우리가 얻을 이익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우리의 어쩔 수 없는 파병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있다.

유럽에서 열렸던 박람회에 진기한 동물들과 함께 전시되었던 朝鮮人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유럽인들에 대한 거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 조선인들은 인간의 범주에 들지 않는 먼 극동의 對象으로만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는 아랍인들에게 벌어지는 현실에 대하여, 우리의 젊은이들이 무장한 채로 미국의 요구에 따라 주둔하고 있는 상황에 대하여, 그리고 그 불가피성에 대한 논의에서, 거기에 살고 있는 아랍인들의 이야기는 빼놓은 채 그들을 우리의 대상으로만 박제화 시킨 상태에서 우리의 이야기 보따리만 풀어놓고 있는 것은 아닌가.

과연 이라크에 사는 사람들은, 그리고 아랍인들은 자신들의 삶과 생명을 놓고 벌어지는 현실에서, 먼 땅에서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들이 중심이 되어, 자신의 현실에 총과 중화기로 무장한 채로 개입하는 것에 대하여 어떠한 생각을 가질 것인가.

이 책의 저자인 소설가 오수연씨는 반전평화팀의 종군작가로 떠났다. 그리고 從軍이 아닌 從人작가로 팔레스타인과 이라크인들의 비참한 현실을 체험하며 아파했으며 또한 참여하였다. 그녀가 기록해 놓은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라크와 아랍인들 스스로의 이야기를 이제는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그녀가 전하는 이야기 중 하나. “나는 절대로 그들을 용서하지도, 잊지도 않아. 거리에서 미국인이나 이스라엘인 비슷한 서양인만 봐도 나도 모르게 사지가 떨려. 이대로 죽기가 억울해. 죽기 전에 미국인 한 명과 이스라엘인 한 명을 죽이고 싶어. 샤론과 부시를 만날 수만 있다면 반드시 죽일거야!” <값 9천5백원>

권 태 식 (서울 구로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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