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한의대 정원 감축’ 임상의들 “동의하지만 역할 확대 없이 근본 해결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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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한의대 정원 감축’ 임상의들 “동의하지만 역할 확대 없이 근본 해결 안 돼”
  • 승인 2023.07.13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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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mjmedi@mjmedi.com


“한의사 권한 확대하면 의대 정원 늘리는 것 이상 효과 거둘 수 있어”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잡지 않으면 다시 같은 논쟁 되풀이 될 것”

최근 정부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한의협에서는 한의대 정원을 축소해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임상의와 교수들의 생각은 어떨까. 본지 창간특집 기획으로 한의대 정원 축소에 관해 첫 번째로 임상의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연재순서>
1. 한의대 정원축소 임상의 의견
2. 한의대 정원축소 교수 의견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정부가 필수의료인력 부족 사태로 의대 정원을 확대하려는 가운데 한의협이 필수 및 1차 의료분야에서 배제되고 있는 한의사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면 한의 인력 공급 과잉 상황에서 한의대 정원을 줄여 양방 의대 정원 확대에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임상가들은 “정원 축소에는 동의하지만 역할 확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A 한의사는 “한의 인력 공급 과잉이라는 표현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대한민국에서의 한의 진료가 보다 필수의료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면 한의 인력 과잉이라는 표현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한의대 정원감축에만 초점이 맞춰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한의 진료가 필수의료로 자리 잡기 위해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첫 번째로 해야 할 노력은 한의 진료의 특성과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 해야 할 노력은 한의 진료와 양의 진료 간 협조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 한의사는 “수요공급의 균형을 위해 현재 한의사 정원을 감축해야 하지만, 단순하게 숫자를 줄이는 것으로는 근복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현대 의료인으로 한의사의 역할 확대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 한의사는 “정원감축에 동의한다. 현재 한의사는 공공의료에서 배제돼있고 진단기기 사용도 제한되어 대부분 1차 의료기관인 한의원에서 종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정원은  많다고 생각되어 정원 감축이 필요하다”며 “의사 숫자가 부족해서 의대 정원을 늘려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는 한의사가 의료법에서 정한 의사로서의 권한을 누리지 못하고, 양의사 중심의 의료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의사의 권한을 확대하면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논리로 정책당국을 설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의대 정원을 줄이는 대신 양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실효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회의적이었다.

A 한의사는 “지금 당장 많은 한의사들이 체감하고 있는 현실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의대 정원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보다 궁극적인 문제점은 한의과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의 방향성이 분명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한의사라는 직군의 정체성이 모호해 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며 “한의 진료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고, 이 같은 특성을 어떻게 하면 양의 진료와 더불어 협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양방 닮아가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한의 특성을 토대로 양의와의 협조적 모델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B 한의사는 “정원감축은 정부 및 한의 및 양의 협회뿐 아니라 사학도 이해당사자이기 때문에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어렵다. 현재 필수의료인력 공급 필요성이 절실하게 대두되는 상황에서, 그나마 한의 양의 모두 운영하는 대학 위주로 정원을 서로 조정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 한의사는 “우선 한의대 정원을 줄이고 양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을 시작으로 한의대와 양의대의 교육을 통합해서 일원화로 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한의학이 필수의료로의 역할을 해야하며 이를 위해 중앙회 등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A 한의사는 “20세기 이후 한의학은 지속적으로 위기 사항에 처해 왔다. 지금까지 한의계에서 이루어졌던 노력은 대부분 한의학이 현대 사회 안에서 생존하기 위한 것이 주가 됐지만 이로 인해 가장 중요한 논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한의학이 현대 사회에서 필수 의료로서 역할을 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한의학이 가지는 학문적 특성과 장점을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B 한의사는 “단순한 숫자 조정에 끝나는건 미봉책에 불과하다. 한의사의 역할 확대를 통해 현재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지 않으면 결국 다시 또 이러한 논쟁이 되풀이 될 것”이라며 “중앙회를 비롯한 모든 한의 단체와 개개인 한의사들이 모두 합심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하나씩 차근히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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