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가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마켓 인프라로 한의 시장 혁신 일궈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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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마켓 인프라로 한의 시장 혁신 일궈낼 것”
  • 승인 2023.08.10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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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메디스트림 박다혜 PO

‘세상 아름답게 하는 일’ 위해 쿠팡 등 대기업서 메디스트림 이직…한의계 성장 가능성 발견
"가격-서비스-품목 모든 요청 충족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켓 구축 목표“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의 플랫폼 메디스트림의 박다혜 PO(Product Owner)는 쿠팡, SK, GS 등의 대기업에서, 외부인에겐 다소 생소한 한의계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다. 메디마켓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해 혁신을 일궈내겠다는 포부를 밝힌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메디스트림에서 마켓 사업을 담당하는 PO(Product Owner)로 일하고 있는데,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 부탁한다.

PO란 제품/서비스 기능을 원활하게 가져가기 위해 고민하는 역할이다. 메디스트림에서는 마켓 사업을 담당하면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니즈를 파악해 제품 로드맵을 제시하고, 개발팀과 조율해서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원장님들이 메디마켓을 이용하며 상품을 구매했는데 배송날짜가 정확하게 기입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때 PO는 이러한 고객의 요청사항을 분석해 마켓에서 구매를 하면 언제 배송이 되는지 웹상에 표기하고, 표기된 배송조회를 누르면 물품이 어디에 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는 식이다.

 

▶쿠팡의 13번째 멤버였고, SK텔레콤이나 GS 홈쇼핑 등 소위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규모가 작은 한의계 시장에 발을 들여 놓게 된 이유가 있나.

나는 그동안 성장하고 있는 회사 그리고 성장을 통해 완성된 회사에서 근무했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기여할 수 있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비즈니스’를 찾고 싶었다. 그러던 찰나 우연한 기회로 메디스트림 정희범 대표를 만났고, ‘의료진이 진료에 집중할수록 사람들은 건강해진다’는 그의 미션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

한의계로 간다는 결정에 주위에서는 많이들 의아해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회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많이 받던 때였다. 그러나 그 가운데 상당수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비즈니스’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의료진이 환자에 집중한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아픔에서 치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했다.

과거에도 ‘한의원, 한의사’, 이 단어들은 내 일상과 아주 가까웠다. 그러나 좋아한다고 사업이 잘 되는 건 아니니, 시장 성장 가치를 체크했다. 실제 한의계 시장은 규모가 확대되고 있었고, 이에 비해 한의사 분들은 어려움을 겪는 지점이 많아서 내가 시장 가치에 변화를 줄 서비스를 만들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특히, 쿠팡 사업 초기에 겪었던 유통시장 문제점(Pain-Point, 소비자 고충)과 한의계 유통시장 문제점(Pain-Point)이 굉장히 유사해 보였다. 그래서 회원들이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개선해보자는 마음으로 메디스트림에 합류하게 되었다.

 

▶일반 대중들이 고객이었던 과거와 달리 한의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어떤 점이 다른가.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무엇이 불편한 지 듣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원장님들이 강의 후 뒷풀이를 하면 찾아가고, 한의원에 가서 스크럽을 입고 참관도 한다. 우리 회사만의 강점이라 말하고 싶다. 다양한 고객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고 쌓고, 친해진 원장님들과는 바로바로 대화해본다. 이런 과정 속에서 혁신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 산물 중 하나가 메디마켓이다.

일반 대중 서비스와 달리 한의계 시장은 서비스 제공 형태가 오프라인에 집중돼 있어서 이용자가 정보 불균형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크다. 상품 가격이 제조업체나 도매상에 의해 언제나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은 정보 불일치성이 높아서 합리적인 선택권을 갖기 어렵다.

반면 온라인 마켓 가격과 정보는 모두에게 동일하게 제공되고, 노출되고, 업계 기준이 된다. 이런 것도 우리가 만드는 변화라 생각한다.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도록 서비스가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유통마진을 낮추고, 물량은 늘렸다. 가격이 낮아지는 것도 혁신이다. 점점 더 합리적인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의학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전문 용어나 한의계 만의 특수한 상황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한의계가 아직 낯설기도 하다. 치료에 사용하는 침 종류와 부항컵, 심평원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에 등에 대해 메디스트림에 와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의사 팀원들 덕분에 빠르게 역량을 펼칠 수 있었다. 진료만 봐도 역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우수한 한의사들이 한의 생태계를 혁신하기 위해 10명이나 모였다. 한의사들은 회사에 강한 소속감은 물론, 문제가 생길 때면 본인 일처럼 생각하고 해결하고자 한다. 한의사 팀원들이 가진 도메인 지식과 나의 온라인 커머스 산업 경험을 합쳐 ‘안 되는 것도 되게 하자’는 슬로건을 완성시키고자 한다.

 

▶메디마켓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요청사항은 무엇인가.

세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저렴한 가격이다. 다만 가격은 회사가 성장해야 한다. 회사가 성장해야 공급처에서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공급해주고, 우리도 고객에게 더 좋은 최선의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더 많은 회원이 모여 메디스트림에서 결제하면 최선의 가격은 자연스레 구축된다. 원장님들이 물건을 더 싸게 사기 위해서 공동구매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서 사면 살수록 공동구매가가 상시화가 된다. 많은 혜택이 가능해지는 정답은 정해져있다.

두 번째는 신속한 서비스다. 진료를 보는 임상의는 환자 진료를 위한 물품을 빠르게 공급받아야 한다. 그래서 입사 이후 배송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최근 물류 창고를 바꿨고, 이를 통해 배송 속도와 배송 예상일, 품절이 대폭 개선됐다.  

마지막으로 품목이다. 새로운 품목을 계속 가져오면서 지금은 꽤 갖춰진 상황이다. 또한 홈페이지 화면에 ‘품절’이 보이지 않게 하도록 밤낮 가리지 않고 상품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부항컵과 침 공급이 불안정해서 걱정이 많다.

현재는 내가 기대하는 수준의 60% 가량 도달했다. 90%에 도달하는 순간 고객 입장에서도 없으면 안 되는 메디마켓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원장님들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약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원장님들이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혁신을 일궈내 한의계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되고자 한다.

 

▶민족의학신문 구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쿠팡의 성장 가속 과정에서 그리고 SKT 신사업 전략 조직에서 뼈저리게 배운 것이 있다. 혁신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의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가진 한의사 팀원들이 모여서 함께 철야작업으로 업계를 혁신하기 위해 계속 몸을 부딪치고 있다. 뭘 해도 해낼 것 같은 느낌이다. 서툰 모습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응원해준다면 ‘혁신’으로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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